글: 편집실
4차 산업혁명이 누구에게나 익숙한 단어가 되었지만, 이를 일상에서 체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특히 사물인터넷. 빅 데이터, VR/AR,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은 교육 현장과 교수학습법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돼 이른바 ‘에듀테크(EduTech)’로 발전하고 있다.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ICT 기술이 적용되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교육 환경 및 학습경험을 제공한다.
구글이 디자인한 옷을 다운받아 3D 프린터로 제작해 입으며, 애플이 만든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고, 나의 기분과 상태에 맞춰 집 안의 무드를 알아서 조절하는 집에서 잠을 자는 시대가 곧 도래한다. 세상은 우리의 생각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 시대에 뒤처진 ‘테크노맹’이 될 수 있다.
우리에게 밀접한 일상의 각 영역이 기술의 진화로 인해 어떻게 변화하는지,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치 않는 본질과 가치는 무엇인지,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준비하고 맞이할 것인지에 대해 묻고 그 답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미래학자들 중에는 미래에는 교사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도 많다. 미래교육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미래교실은 어떤 모습일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교실이라는 공간에 모여서 교사는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학생은 배우고, 정해진 교육과정에 따라 천편일률적인 수업이 이루어지고 표준화된 평가 툴로 학생들을 평가하는 등의 전통적 교육 방식이 계속되지 않을 것임은 확실하다.
교육의 전통 개념인 학년, 교육과정 등은 크게 변화할 것이고, 미래학교는 완전히 디지털 기반으로 재설계 될 것이다. 종이 교과서는 디지털 교과서, 모바일 북으로 대체되고, 교실에서의 오프라인 집합교육은 집단지성, 협업 중심의 프로젝트 학습으로 바뀌면서 스마트 교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자칠판은 물론이거니와 AR/VR, 홀로그램,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들이 도입돼 학생들에게 새로운 학습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최근 교육계에서 떠오른 기술이 바로 ‘딥러닝’이다. 구글 알파고에 적용된 ‘딥러닝’은 인간의 두뇌와 유사한 인공신경망을 통해 컴퓨터가 대량의 데이터를 단기간에 처리해 스스로 학습하도록 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다. 덕분에 알파고는 수백만 건의 기보를 학습한 후 인간계 최고수 이세돌 9단을 이길 수 있었다. 만일 딥러닝을 적용한 로봇 교사가 학습을 진행한다면 어떨까?
로봇 교사는 학생의 기초 지식, 학습 유형, 흥미도 등의 데이터를 취합해 개개인에게 적합한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교육 방법을 제시한다. 맞춤 교육으로 학습한 학생은 훨씬 높은 효율로 단기간에 학위 취득도 가능해진다. 교육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뒤바뀌는 것이다. 비단 교육뿐 아니라 많은 영역에서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과 일상생활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영국의 미래 사회 연구 기관인 네스타(NEST)는 코로나로 인한 미래 사회 변화 예측 보고서의 제목을 다음과 같이 붙였다고 한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There will be no ‘back to nomal)” 세상은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혼란에 빠졌고, 그 혼란 속에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비대면(non-contact)’이 일반화되었다.
실제로 미국의 ‘미네르바 스쿨’은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미네르바 스쿨’은 ‘하버드보다 입학하기 어려운 대학교’로 알려지면서 단기간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전 세계의 뛰어난 인재들이 입학을 시도하고 있고, 입학 경쟁률은 100대 1을 넘었다.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뭘까? 그 답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파괴적 혁신’에 있다.
이들 학교에서는 우수한 교수진들의 온라인 강의가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모든 수업은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소규모 세미나 및 토론으로 진행되며 전 세계 학생들은 인터넷이 되는 곳이면 어디서든 쉽게 최고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 등록금은 하버드, 스탠퍼드 대비 4분의 1정도 이다.
교육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 그것은 학교나 교사의 역할의 변화를 의미한다. 물론 학교에 가지 않아도 재택 학습이 가능하고 교사 없이도 혼자 학습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교사를 완전히 대체하거나 학교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학교는 단지 수업하고 공부만 하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며, 교사는 지식을 가르쳐주는 사람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사회가 유지되는 데 있어서 교육의 기능과 역할은 막중하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 위해서는 ‘사회화’라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회화에 있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따라서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존재하는 한, 그리고 인간 집단인 사회가 존속하는 한, 교육이라는 사회적 기능이 사라질 수는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교사는 단지 일정 자격을 갖추고 학생을 가르치고 지식을 전수하는 사람이 아니다. 미래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에서 지도하고 조언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지식을 전달하는 사회적 역할은 최소화되고, 그보다는 왜 학습이 필요한지를 학생이 깨닫게 해주고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을 코칭 해주는 사람이 될 것이다.
학교 수업의 의미는 교사가 학생에게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쳐 주는 것이었지만 미래의 수업은 달라질 것이다. 학습자 중심 교육을 통해 개개인의 능력을 개발하고,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미래의 교육과정은 더 유연해질 것이고 개별 학교나 교사들은 더 많은 자율성을 갖게 될 것이다. 가르치는 역할보다는 진로, 생활, 정서, 인생 전반에 걸친 지도와 코칭이 훨씬 중요해질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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