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매트 리들리│번역: 이한음│출판: 청림출판
인류의 생존과 번영, 문명의 융성과 쇠락에 직결되는 혁신. 혁신이란 무엇이기에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는 것일까? 혁신은 어떤 발명을 대중이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실용적이고, 신뢰가 가는 형태로 개발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책은 발명에서 혁신으로 이어지는 각각의 경로를 추적한다. 하나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혁신으로 발전하기까지 지난한 투쟁의 과정을 거치며, 그 과정에서 다른 아이디어와 결합되어 더 완전해진다. 에디슨의 전구와 벨의 전화기, 메리의 천연두 접종과 마빈 민스키의 인공지능. 이렇게 우리는 대표적인 발명가들만을 기억하고 새기지만, 혁신은 사실 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 동시대에 치열하게 고민하고, 경쟁하고, 협력했던 모든 사람의 결과물이다. 나아가 그 이후에 이를 더욱 편리하고 유용하게 발전시켜온 다음 세대의 조력으로 완성된 일이다.
혁신은 순간의 천재성이나 한 사람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변화, 더 편리하고 실용적인 미래를 기획하고 이를 위해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다. 열에너지, 공중 보건, 교통, 농경, 통신, 컴퓨터 등 인류 발전에 영향을 준 다양한 혁신에 대해 알아보며, 순간의 아이디어와 작은 변화가 모여 얼마나 거대한 전환을 이루었는지 책 속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새로운 발견이 반드시 모두에게 유익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다른 발명으로 향하는 도중에 독가스나 핵폭탄처럼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의외의 결과물을 완성하기도 한다. 때문에 혁신에는 저항과 경계도 뒤따르므로 항상 이를 주시해야 한다.
낯선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안전을 호소하며 자주 변화를 저지한다. 또한 기득권 세력이 자신의 이익을 놓칠까 전전긍긍하며, 권력자가 고집스럽게 혁신을 막기도 한다. 커피와 마가린, 백신 접종, 유전자 변형 식품이나 소셜 미디어를 두고 이와 유사한 논쟁이 이어졌다. 혁신이 이루어질 때 우리는 더 많은 이가 더 충족된 삶을 살아가고, 경이로운 기술적 성취를 이루는 동시에 지구 생태계를 살리는 밝은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지금이 바로 새로운 것을 거부하는 대기업과 정부, 변화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부추기는 항의 단체를 넘어서서 혁신을 작동할 때이다.
저자: 헨리 키신저, 에릭 슈밋, 대니얼 허튼로커│번역: 김고명│출판: 윌북
챗GPT, 달리(DALL·E), 스태빌리티AI를 비롯한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공지능이 당장 시대적 화두로 성큼 다가왔다. 많은 이가 그 혜택과 활용법에 주목하지만, 이 신기술이 인류에게 끼칠 근본적 영향과 대처에 관한 논의는 부족한 실정이다.
“GPT-4보다 강력한 AI 시스템의 훈련을 최소 6개월 이상 중단해달라”는 서명 운동에 이름 있는 연구자와 CEO가 참여하여 국제적으로 관심을 모았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세종대왕의 맥북 프로 던짐 사건에 대해 알려줘”라는 엉뚱한 질문에 챗GPT가 허무맹랑한 답변을 생성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보여 SNS에서 화제에 올랐다.
인공지능을 둘러싼 이 모든 상황은 한 가지를 가리킨다. 모든 시민이-특히 사회를 움직이는 리더라면-AI 이후의 시대 전략을 고찰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 그래서 정치와 경제와 과학, 각 분야를 대표하는 세 저자가 중지를 모았다. 「AI 이후의 세계」는 미국 전 국무장관이자 국제정치 이론의 거장 헨리 키신저, 구글 회장과 인공지능국가안보위원회(NSCAI) 위원장을 역임한 에릭 슈밋, MIT 슈워츠먼컴퓨팅대학의 초대 학장 대니얼 허튼로커가 4년에 걸쳐 AI를 주제로 논의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지금의 ‘디지털 네이티브’처럼 앞으로는 누구나 인공지능을 스마트폰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할 것이다. 저자들은 ‘AI 네이티브’ 세대의 출현을 예고하며 사회·경제·정치·기술·역사·철학 등 분야를 총망라하여 미래상을 그려낸다. 신기술에 지나치게 열광(hype)하거나 비관하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이러한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인공지능 개발은 현재 어디까지 진척되었고 어디로 나아가는 중인가? 이성을 숭앙하는 근현대 계몽주의 이후 지성사에는 어떤 장이 펼쳐지는가? 틱톡과 페이스북 같은 AI 기반 디지털 플랫폼에는 무슨 혁신이 일어나는가? 전쟁의 형태와 국제질서는 어떻게 개편되며 미국의 역할은 무엇인가? 초인적 지능과 공존하는 사회에서 인간의 정체성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중요한 질문들의 답을 찾아가며 이 책은 인공지능을 어디까지 믿고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지를 짚고, 특이점 이후의 세계에서도 ‘인간성’은 무의미해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로서 복잡한 사회를 형성하고,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원칙을 세우며, 그에 의거해 질서를 유지해왔다. “판단의 주체는 이유를 제시할 수 있으며 익명이 아닌 인간이어야 한다”는 저자들의 주장은 인간으로서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성찰하도록 독자를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