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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트렌드

도시를 재편하는 Urban AI,

기술이 아닌 ‘운영의 기준’을 묻다

인공지능(AI)이 도시 곳곳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교통을 조정하고, 재난을 예측하며, 행정 서비스를 자동화하는 기술은 이미 현실이 됐다. 그러나 이제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우리는 AI를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이 기술과 함께 도시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 글_편집실

도시를 바꾸는 새로운 주체, AI

도시는 늘 기술과 함께 진화해 왔다. 도로와 철도가 도시의 이동 방식을 바꾸었고, 전력과 통신망은 도시의 규모와 속도를 확장시켰다. 그리고 이제 AI는 교통의 흐름을 조정하고, 범죄 위험을 예측하며,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함으로써 도시의 기능을 고도화시키고 있다.
과거의 기술이 도시를 ‘지원’하는 도구였다면, 오늘날의 AI는 하나의 주체로서 도시 운영의 판단에 개입한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상황을 예측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도시는 더 이상 사람이 모든 것을 직접 통제하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과 AI가 함께 운영하는 복합적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다. ‘Urban AI’라는 개념은 바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다.
Urban AI란 도시의 기능과 의사결정 구조 전반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은 분명해졌다. 이제 우리는 AI를 도시에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AI와 함께 도시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스마트시티 다음 Urban

기존 스마트시티가 센서와 네트워크를 통해 도시 곳곳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연결하는 ‘인프라 구축 단계’에 집중했던 반면, Urban AI는 그 위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과 예측·의사결정까지 수행하는 단계로 나아간다. 데이터를 확보하고 가시화하는 데 머물렀던 도시가 이제 그 데이터를 해석하고 스스로 대응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도시를 운영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꾼다. 우선 도시 전반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교통의 흐름을 조정하거나 혼잡도를 완화하고, 재난 상황 발생 시 대응 체계를 즉각 가동하는 등 실시간 대응 능력을 강화한다. 과거에는 사람이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한 뒤 조치가 이뤄졌다면, 이제는 데이터 분석 결과가 곧바로 실행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Urban AI는 단순 대응을 넘어 예측 기반 행정을 구현한다. 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사전에 파악하거나, 기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난 위험을 예측하고, 인구 이동이나 서비스 이용 패턴을 분석해 행정 수요를 미리 읽어내는 방식이다. 이는 사후 대응 중심이었던 기존 행정 패러다임을 사전 예방 중심으로 바꾸는 중요한 변화로 평가된다.
또한 Urban AI는 도시의 일부 기능을 인간의 개입 없이 운영하는 자율적 관리 체계로 확장한다. 에너지 수요를 예측해 전력 공급을 자동으로 조절하거나, 건물·교통·환경 시스템이 서로 연동되며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는 등, 도시 인프라가 하나의 유기적 시스템처럼 작동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도시의 모든 기능이 AI와 연결되다

Urban AI의 가장 큰 특징은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통, 안전, 환경, 행정에 이르기까지 도시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기능이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통해 서로 연결되고,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이로써 개별 영역의 효율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도시 전체의 흐름을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그 사례는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확인 가능하다. 먼저 교통 분야에서는 AI 기반 신호 제어 시스템이 도입되며, 실시간 교통량에 따라 신호 주기가 자동으로 조정되고 있다. 자율주행 인프라와 결합될 경우 차량 간 정보 공유를 통해 흐름을 스스로 조율하는 구조도 가능해진다. 여기에 과거 이동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특정 시간대나 지역의 혼잡도를 예측하고, 최적의 우회 경로를 제시함으로써 이동 효율을 높인다.1)
안전과 재난 대응 영역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CCTV에 AI 분석 기술을 결합하면 이상 행동이나 위험 상황을 자동으로 탐지할 수 있으며, 이는 단순 모니터링을 넘어 선제적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기상 데이터와 환경 정보를 기반으로 재난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대응 체계를 준비하는 등, 위험 관리 방식이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되는 중이다.2)
환경과 에너지 분야에서는 보다 정교한 관리가 이루어진다. 전력 사용 패턴을 분석해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맞춰 공급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시스템은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인다. 동시에 대기질이나 온실가스 배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대응 정책을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등 데이터 기반으로 고도화되고 있다.3)
AI의 역할은 행정 서비스 영역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반복적인 민원은 자동화된 시스템을 통해 신속하게 처리되며,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 효과를 사전에 시뮬레이션하는 등 의사결정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이는 행정이 단순 집행을 넘어,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한 전략적 운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4)
결국 Urban AI는 교통, 안전, 환경, 행정이라는 개별 영역의 혁신을 넘어, 이 모든 기능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데서 그 의미를 갖는다. 도시를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가 AI를 매개로 상호 작용하며 재조정되는 과정 가운데, ‘기능별 개선’이 아니라 ‘도시 운영 전체의 재설계’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Urban AI가 가진 잠재성이라 할 수 있다.

1) https://cartech.nate.com/content/2075140
2) https://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7824
3) https://www.ikld.kr/news/articleView.html?idxno=331300
4)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260311500404

도시 경쟁력의 기준이 된 AI

Urban AI는 더 이상 일부 선도 도시의 실험적 시도가 아니다. 세계 주요 도시들은 이미 AI를 도시 운영의 핵심 인프라로 인식하고, 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교통, 환경 등 개별 분야의 스마트 기술 도입이 경쟁 요소였다면, 이제는 도시 전체를 얼마나 효율적이고 유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경쟁의 기준이 된다.
이러한 흐름은 세계 주요 도시들의 다양한 시도에서도 확인된다. 싱가포르는 ‘버추얼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고, 이를 정책 설계와 도시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영국 런던은 AI 기반 교통 예측 시스템을 도입해 교통 흐름을 사전에 분석하고 대응하고 있으며, 핀란드 헬싱키는 기후와 에너지 데이터를 통합한 AI 시스템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 운영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산호세 역시 정책 설계 과정에 AI를 활용하되, 형평성과 공공성을 고려한 기준을 함께 반영하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모두 의미 있는 출발점이지만, 아직은 AI가 도시 기능을 ‘지원’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기존 스마트시티 접근과 맞닿아 있다. Urban AI가 지향하는 것은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구조, 즉 AI가 도시의 운영 체계 속에 내장되어 스스로 판단하고 조정하는 단계다. 국내에서도 서울의 ‘S-Map’과 세종의 디지털 트윈 도시 등 데이터 기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학습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통합 지능망(Integrated Intelligence Network)’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Urban AI는 특정 기술이나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가 작동하는 방식 자체가 변화하는 과정이다. 도시가 스스로 상황을 인식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도출하며, 인간의 판단을 보완하는 구조로 나아갈 때 비로소 미래형 도시의 모습에 가까워질 수 있다.5)

5) 국토연구원, 『국토』 제529호, 2025, p.54.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운영의 기준

Urban AI가 본격적으로 도시 운영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논의의 초점은 점차 기술 자체에서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로 이동하눈 분위기다. AI는 이미 다양한 도시 문제에 적용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이를 실제 행정과 정책으로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별도의 기준과 구조가 필요하다. 결국 Urban AI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기술의 수준이 아니라, 이를 둘러싼 운영 원칙과 제도적 설계라는 의미다.
이러한 운영의 기준을 실제로 구현하는 과정에서는 여러 과제가 드러난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데이터다. AI의 성능은 데이터의 질에 크게 좌우되지만, 현실의 공공데이터는 여전히 부처별로 분산되어 있고 표준화 수준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데이터의 정확성과 최신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AI의 판단 역시 왜곡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민간이 보유한 데이터와의 연계 필요성도 커지고 있지만, 이를 어떻게 공유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은 아직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두 번째는 책임의 문제다. AI가 정책 판단이나 행정 의사결정에 활용될 경우, 그 결과에 대한 책임 주체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른다. 알고리즘이 도출한 판단을 행정이 채택했을 때 오류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행정의 책임 구조와 직결되는 문제로, 명확한 기준과 절차가 마련되지 않으면 AI 활용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이어 신뢰의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시민이 AI 기반 행정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그 판단 과정이 일정 수준 이상 투명하게 공개되고, 결과가 공정하다는 확신이 전제되어야 한다.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이 불투명하거나 편향 가능성이 제기될 경우, 기술에 대한 불신은 곧 행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Urban AI는 기술적 정교함뿐 아니라,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설명 가능성과 공공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결국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된다. 즉, Urban AI의 핵심은 기술의 도입 여부가 아니라, 그것을 어떤 기준과 구조 속에서 운영할 것인가에 달렸다. 데이터의 품질과 활용 방식, 책임의 귀속, 그리고 사회적 신뢰까지 포함한 이 복합적인 조건들이 갖춰질 때 비로소 AI는 도시 운영의 실질적인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 다시 말해, Urban AI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책임의 구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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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an AI, 기술이 아닌 행정의 책임으로

Urban AI는 도시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교통 혼잡을 줄이고, 재난 대응 속도를 높이며, 행정 서비스를 정교하게 만드는 데 있어 AI는 분명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가능성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바로,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과 기준이다.
AI는 스스로 목적을 설정하지 않는다. 무엇을 최적화할 것인지, 어떤 가치를 우선할 것인지는 결국 인간과 제도의 몫이다. 도시 운영에 AI가 깊이 개입할수록, 그 판단의 기준과 책임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더욱 중요해진다. 효율성과 공공성, 편의성과 형평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선택할 것인지 역시 기술이 아닌 행정의 영역에 속한다.
이제 Urban AI는 도입 여부를 논의하는 단계를 넘어섰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기술을 적용했는가가 아니라, 그 기술이 도시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가에 있다. 따라서 그 과정 전반을 설계하고 책임지는 주체는 결국 행정인 것이다.

참고자료

• 국토연구원, 「국토」 제529호, 2025.11.
• 국토연구원, 「Urban AI 기반 도시문제 예측과 대응방안」, 2025.06.
• 국토연구원, 국토정책 Brief 「도시 AI(Urban AI) 구현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 2024.01.
• 국토교통부, 「도시공간에 AI를 폭넓게 적용하는 ‘AI 시티’ 본격 추진」, 2025.09.
•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 및 정보화 기본계획(2021~2025)」, 2021.12.
• ETRI,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시티 도입을 위한 추진과제」, 2019.
• 한국교통연구원, 「AI 시대 교통 시스템의 변화」, 2025.08.
• 최민성(기고), “스마트시티에서 AI시티로: 도시의 지능이 깨어난다”, 대한경제, 2026.01.16.
• 성기호, “AI로 민원 처리 지원‘AI 활용 행정지원 서비스’ 내년 시범운용”, 아시아경제,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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