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를 겪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고령화는 출산율 저하와 기대수명 연장에 기인한 인구 구조의 변화로, 전체 인구 중 노인인구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다. 급격한 고령화는 노인 빈곤, 건강 문제, 사회적 고립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동반하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향후 우리 사회의 최우선 과제라 할 수 있다. 이에 AI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AI를 활용한 노인돌봄 서비스의 유형을 경기도 사례 중심으로 살펴본다.
1) 본 고는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의 디지털정책자료로서, 국내외 디지털 최신 이슈와 정책 사례로 구성된 리포트(디지털전략기획부 심은정 책임)의 내용임.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로, 2020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5.7%에 달했으며, 2040년에는 34.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급격한 고령화는 노인 빈곤, 건강 문제, 사회적 고립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동반하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향후 우리 사회의 최우선 과제라 할 수 있다.
경기도 노인인구는 17개 시·도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2) 경기도 노인인구의 증가가 가져오는 여러 가지 문제 중 하나는 위기 상황에서 인적·정신적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을 보여주는 ‘사회적 고립도’와 ‘자살률’이 높다는 데 있다. 2023년 「국민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의 사회적 고립도는 40.7%3), 경기도 노인 자살률은 47.1명(10만 명 당 자살자 수)으로 확인됐다.
경기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인공지능) 서비스 도입을 통한 주기적 안부확인·건강관리·정서지원 서비스 지원에 나섰다. 그 일환으로 노인돌봄의 정책 방향을 대면 사후관리 중심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비대면 예방 관리체계로 전환하는 내용의 ‘경기노인 AI+돌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 늘편한 AI케어 ▲ AI 어르신 든든지키미 ▲ AI 노인말벗 서비스 ▲ AI 시니어 돌봄타운 등 4가지 사업이 그 내용이다.
AI(인공지능)는 단순한 기술적 혁신을 넘어 다양한 산업에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의료와 복지 분야에서 AI의 활용 가능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하에서는 ‘경기노인 AI+돌봄’ 추진계획에서 언급한 4가지 노인돌봄 사업에 대해 살펴보고, 이러한 사업이 경기도 노인 돌봄 정책에 어떠한 효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2) 2023년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경기도 노인인구는 약 212만 명(전국 65세 이상 인구의 21.8%).
3) 「국민 삶의 질 2023」
늘편한 AI 케어 시범사업은 휴대폰에 설치된 앱을 통해 움직임을 감지, 생체인식 등으로 노인들의 안부와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폰 활용 케어 서비스’이다. 별도 돌봄 로봇이나 스마트워치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인공지능 통합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전국 최초로 시행된다. 경기도 내 65세 이상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하며, 이번 사업은 경기도-NHN-경기도 재가노인협회 업무협약을 통한 민간과의 협업으로 진행된다.
구체적으로 노인이 NHN-와플랫에서 개발한 와플랫 공공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한 상태에서 24시간 동안 휴대폰이 작동하지 않으면 돌봄 매니저에게 SOS 긴급 호출로 알림이 간다. 돌봄 매니저는 직접 전화를 하거나 방문을 통해 노인의 안부를 확인한다. 또한, 휴대폰 카메라에 15초간 손가락을 터치하면 혈류를 체크해 심혈관 건강 상태를 알려주며,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건강리포트를 작성해 돌봄 매니저가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주기적으로 치매 위험군 자가검사도 진행하여 그 결과를 돌봄 매니저에게 보내 관리하도록 한다.
<그림 1> 늘편한 AI케어 시범사업
기존 복지체계가 대면 안부 확인 중심이고 주기적 건강관리 역시 취약 계층만 받을 수 있는 혜택이었다면, ‘늘편한 AI케어’는 돌봄이 필요한 노인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서비스이다. 또한 예방적 기능의 비대면 인공지능 돌봄과 사후관리적 기능의 대면 돌봄을 연계해 예방 및 사후관리가 모두 가능한 돌봄체계가 형성된다.
늘편한 AI케어 사업은 증가하는 노인인구에 따라 대면 서비스는 한계가 있으므로,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그 한계를 극복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AI 어르신 든든지키미 사업은 학대받는 노인들을 위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로 재학대 위기상황 발생 시 ‘도와줘, 구해줘, 살려줘’와 같이 긴급 메시지를 말하면, 미리 설치된 AI 스피커가 음성으로 상황을 감지하고 즉시 관제센터로 응급상황을 알려 112나 노인보호전문기관4)을 긴급 호출하는 역할을 한다.
AI스피커는 이외에도 노인과의 대화를 통해 우울감이나 고독감과 관련된 단어의 발화 횟수를 체크하여 노인의 감정 상태를 분석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고위험군을 선별한 후 노인종합상담센터를 통해 전문심리상담을 연계한다. 경기도는 올해 노인보호전문기관을 통해 100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본 사업을 시범 운영했으며, 내년 부터는 정식 사업으로 채택되어 사업 규모가 확대된다.
경기도 노인학대 건수는 2023년도 기준 전국 7,025건 중에서 1,630건(23.2%) 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4) 보도자료 경기도, 사회서비스원 5개 노인보호전문기관, 학대받는 노인들 곁에
특히 경기북부지역 노인학대 건수는 2022년 782건에서 2023년 879건으로 크게 증가 했다5).
이에 경기도는 2025년 경기동부북지역에 노인보호전문기관을 추가 설치하고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 등의 추진을 통해 노인학대 예방 및 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다.
5) 보도자료 경기도, 내년 경기 북부지역에 노인보호전문기관 1곳 추가 신설, 2024.10.17.
[음성인식 긴급호출 서비스 사례]
•사례① : 집안에서 낙상한 노인이 도와달라는 신호 보냄(’24. 8. 28.(목) 18시 16분경)
•사례② : 치매가 있는 배우자가 발작 등 이상 증상을 보여 구조 요청(’24. 9. 26.(목) 18시 54분경)
•사례③ : 손가락 봉합수술을 받았던 배우자의 상처가 벌어져 119 출동 요청(’24. 9. 30.(월) 10시 50분경)
•대응내용 : SK 관제센터, 노인보호전문기관에 문자 발송 → 119 신고 → 119 출동하여 조치 완료
AI 노인말벗서비스는 노인 돌봄 사각지대 예방을 목적으로, 안부 확인이 필요한 65세 이상 경기도 거주 노인들에게 주1회 정해진 시간에 인공지능이 약 3분간 안부 전화를 거는 서비스이다. 전화를 3회 이상 수신하지 않는 경우 당일 경기도사회서비스원 직원이 통화를 시도하고 이 전화도 안 받으면 읍면동에 확인해 직접 방문이 이루어진다. 또한 인공지능 전화 시 ‘살기 어렵다’, ‘외롭다’ 등 정서적·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위기 징후가 감지된 경우 전화상담을 진행하고 복지서비스 연계 필요시 경기도 긴급복지 핫라인으로 연결돼 관련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AI 돌봄 주요사례]
•(사례1 : 누구나 돌봄서비스 연계) 파주시 독거노인 70대 어르신. 주1회 걸려오는 AI와의 전화통화에서 “집에 먹을 게 없고, 쌀만 끓여먹었다” 언급. 모니터링 요원이 위기징후로 판단, 주민센터 연계로 어르신께 직접 방문, 음식꾸러미를 지원하고 경기도 ‘누구나 돌봄서비스(생활돌봄, 식사지원)’ 연계
•(사례2 : 정신건강복지센터 연계) 용인시 독거노인 60대 어르신. AI 상담원에 “자꾸 자살충동이 생겨요” 언급, 모니터링 요원이 즉각 어르신과 전화연결 시도. 유선통화로 직접 상담을 진행(남편자살로 우울증 토로). 읍면동에 정서지원 요청으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하여 사례관리 진행중.
AI 말벗서비스는 지난해 6월부터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12월 말까지 1,061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총 29주 동안 2만 3,852건의 통화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5천 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6). 사업수행 담당인 경기도사회서비스원과 함께 31개 시군 노인복지 담당 부서는 물론 대한노인회 경기연합회, 경기도 노인종합복지관협회, 경기도재가노인복지협회 등 관련 유관기관과 협업을 통해 안부 확인이 필요한 어르신을 적극 모집했다. 그 결과,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누적 서비스 이용 건수는 7만 1천760건7)으로, AI 안부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를 달성했다8).
AI 노인말벗서비스는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장기요양보험 및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등 기존 공공돌봄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지만 안부확인이 필요한 대상에게 AI 안부확인 서비스를 제공하여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6) ’24.9월말 기준, AI 안부전화 5,810명 제공, 경기도 노인복지과 제공 자료.
7) 보도자료, 경기도가 인공지능(AI)으로 노인을 더 확실하게 돌보겠습니다., 2024.10.2.
8) 백세시대, 경기도‘AI노인말벗’으로 위기 징후 감지해 긴급지원, 2024.6.14.
<그림 2> AI 노인말벗서비스
경기도는 특정 지역을 지정해 노인 대상 AI 돌봄서비스와 찾아가는 의료, 디지털 교육 등을 통합 지원하는 ‘AI 시니어 돌봄타운’을 전국 최초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 6월 포천시 관인면을 AI 시니어 돌봄타운 시범사업 대상으로 지정해 7월부터 다양한 노인 대상 AI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포천시 관인면의 노인인구는 1,192명으로 관인면 전체 인구의 47%로 경기도 내 읍면동 중 노인인구 비율이 가장 높다. 이는 경기도 전체 노인인구 비율인 16%의 약 3배에 달하는 높은 수치이다9). 관인면은 경기도의 최북단에 위치해 있으며, 지역 내 민간병원이 없어 의료서비스 이용이 어렵다. 관내에 경로당 외에는 마땅한 돌봄 인프라가 없어 가장 가까운 복지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포천시 노인복지관까지는 차량으로 1시간을 이동해야 할 만큼 열악한 환경이다10).
AI 시니어 돌봄타운에서는 원하는 노인이면 누구나 인공지능 상담원이 주1회 안부를 확인하는 ‘AI 노인말벗서비스’가 제공되며, 어르신이 스스로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건강진단(AI 헬스케어)을 받아보고 매칭된 돌봄 매니저가 상시 관리해주는 ‘늘편한 AI케어’ 시범사업도 집중 지원된다. 뿐만 아니라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경기도의료원의 ‘찾아가는 돌봄의료센터’ 연계 서비스가 제공되며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을 위해 AI 체험 및 디지털 교육을 지원하는 ‘어르신 IT 행복누림터’도 조성된다11).
경기도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통합돌봄 제공과 노인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로 복지 사각지대 예방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AI 기술 기반 통합돌봄서비스 지원으로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노인이 자신이 살아온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벗어나지 않고 여생을 보내는 것)를 가능케 하여 도민들이 자신이 살아온 집,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향후 ‘AI 시니어 돌봄타운’이 전국적인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으로 보여진다.
9) 보도자료, 경기도가 인공지능(AI)으로 노인을 더 확실하게 돌보겠습니다., 2024.10.2.
10) 경기도뉴스포털, AI 시니어 돌봄 타운 등 경기도의 AI기술 기반 노인 돌봄정책 소개, 2024.8.20.
11) 보도자료,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첫 ‘AI 시니어 돌봄타운’으로 조성, 2024.6.19
<그림 3> AI 시니어 돌봄타운
오는 2025년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를 넘긴 초고령 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되며, 초고령 사회에서는 노인들의 의료, 건강, 복지 등이 주요 사회 과제로 꼽힌다. 초고령 사회 진입에 따라 노인 헬스케어를 위한 IT기술과 보건 의료 산업의 융합형 스마트 헬스케어는 고령화시대 노인 문제의 해결책으로 급부상 중이다. 동시에 AI를 활용한 비대면 돌봄서비스의 발전은 일부 국가가 아닌 세계적인 추세로, AI 기술을 이용한 노인 돌봄서비스의 형태는 점차 다양화 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발표하고 AI 돌봄 및 건강관리 지원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와 위험군을 예측하고 스마트 케어를 제공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경기도는 65세 이상 인구가 221만 8천여 명으로(2024년 8월 기준) 전체 인구(1,367만여 명)의 16.2%를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대로 가면 경기도는 2028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12), 이에 경기도는 AI를 활용하여 선도적으로 초고령 사회를 대비하고 있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지속 가능한 돌봄 체계를 만들고 다양한 노인 돌봄서비스가 사람을 대신하여 시간적·물리적 한계를 넘어, 노인들의 어려움을 살피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 아울러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돌봄서비스가 전 지자체로 확산, 향후에는 노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노인·장애인과 같은 취약 계층 등 누구나 받을 수 있는 AI 기반 돌봄서비스로 나날이 증가하는 돌봄 수요와 재정과 인력의 한계에 대응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12) 보도자료, 노인의날 맞은 김동연 “지난해 두가지 약속 지켜. 올해도 간병 SOS프로젝트, AI 돌봄사업 약속한다”, 2024.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