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디지털 지역혁신 글로벌 포럼’이 지난 11월 28일 서울 반포구 세빛섬 채빗 1층 애니버셔리에서 열렸다.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과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이 공동 주관하는 해당 포럼은 유럽, 아시아 그리고 한국의 전문가 및 시민들이 함께 모여 공공 행정에서의 인공지능(AI) 활용 방안, AI 관련 법적, 윤리적 고려사항 등 AI 관련 인사이트와 경험을 공유하는 국제포럼이다.
이번 ‘제3회 디지털 지역혁신 글로벌 포럼’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대를 맞이한 지방행정의 현황과 방향성을 탐색하는 자리로, 중앙 및 지방정부, 공공기관, 학계, 민간 전문가 등 약 80명이 참여했다. 특히 올해 행사를 통해서는 EU와 대만 사례를 공유해 전문성을 높여 관심을 모았다. 포럼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에서는 안문석 고려대 명예교수가 기조강연을 통해 팬데믹이 인류의 삶을 바꾼 점에 대해 짚어가며 AI시대 행정혁신 가능성과 도전 과제를 제시했다.
안 교수는 “팬데믹 이후 지방중심 사회가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팬데믹 이전 대면 사회로 돌아갔지만 미국과 일본에서는 여전히 비대면 사회가 존재한다”고 전한 뒤, “이것이 지방소멸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며 발생하는 인력 부족의 문제를 AI가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 “AI가 사물인터넷·3D 프린팅·클라우드·블록체인과 결합했을 때 등장하는 새로운 생활양식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부 첫 번째 세션에서는 성욱준 교수(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와 캐런 유(Karen YU, 대만 산업기술협회) 회장이 ‘AI시대, 스마트 행정으로의 전환 : 디지털 혁신이 가져올 지방행정의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성 교수는 “AI가 인간을 돕기도 하고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을 활용해 표준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거버넌스가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카렌 유 회장은 타오얀시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타오얀시는 대만 최대 산업도시로, 반도체 기업 TSMC가 위치한 신주과학단지 인근에 있다”며, “AI를 행정에 적극 도입해 행정 효율화와 시민 생활 편의를 동시에 실현한 ‘AI 도시’로 자리 잡았다”고 소개했다.
카렌 유 회장에 따르면, 2015년 지자체로 승격된 타오얀시는 대만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ICT 기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자원 관리를 위해 AI로 수질, 수자원량, 산성도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또한 AI 가로등을 도입해 전기요금을 3분의 2가량 절감했으며, AI를 활용해 교통위반 차량을 적발하고 범칙금을 자동 부과하고 있다. 카렌 유 회장은 이어 “팬데믹 기간에는 AI로 마스크 미착용자를 단속하는 등 행정 전반에 걸쳐 AI를 적극 활용했다”면서 “이렇듯 타오얀시는 대만 디지털 행정의 모범사례다”고 강조했다. 발표 후에는 최재식 카이스트 교수가 좌장으로 참여해 패널들과 디지털 혁신이 지방정부에 미칠 영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가기도 했다.
‘AI, 법과 제도의 경계를 넘다: 법적 도전과 윤리적 고려사항’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2부 두 번째 세션에서는 최경진 교수(가천대학교 법학과)와 셀린 나우어(Celine Nauer, 나우만재단) 자문위원의 발표가 진행됐다.
발표에서는 AI 활용을 위한 입법 방향과 국내외 최신 AI 법제 현황이 공유됐다. 발표 후에는 권헌영 교수(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장)가 이끈 좌담회가 진행됐으며, 패널들은 이를 통해 AI 신뢰성 확보 방안에 대한 뜨거운 논의를 이어갔다.
이와 더불어 이번 포럼에서는 지방정부 차원의 디지털 혁신 관련 다양한 우수사례가 공유됐고, AI 기술을 활용한 행정 서비스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와 관련, 박덕수 원장은 “개발원은 정부의 디지털 정책이 지자체에서도 구현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할 것이다”면서 “이번 포럼을 통해 나온 AI를 통한 지방의 ‘미래상’을 주민이 체감하는 ‘확실한 미래’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