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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 SYNERGY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제4회 디지털 지역혁신 글로벌 포럼
‘AI 전환 시대 지방정부 역할’ 논의

한국지역정보개발원(KLID)은 지난 10월 23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4회 디지털 지역혁신 글로벌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지역정보개발원(KLID, 이하 개발원)과 독일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행정안전부가 후원했다.

  • 글_편집실 사진_김병구

각국 지방행정 전문가 한 자리에

이번 포럼은 AI와 데이터가 주도하는 지방행정의 혁신 모델과 글로벌 협력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총 두 개의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된 이번 포럼에서 개회사를 맡은 개발원의 김석진 부원장은 “AI는 이제 지역경제와 주민의 삶을 바꾸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면서 “지방정부가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협력할 때 비로소 지역혁신의 지속가능성이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포럼은 단순히 기술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AI 시대 지역혁신의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다”면서 “행정안전부,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 그리고 각국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거버넌스와 협력의 비전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AI, 지방행정 패러다임을 혁신하다:
도전과 실증의 두 축

첫 번째 세션의 발표자로 나선 성균관대학교 국정전문대학원 남태우 교수는 ‘Government AI의 현재와 미래’ 발표를 통해 인공지능이 행정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AI 전환(Gov-AI Transformation)’을 강조했다. 지금 인공지능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정부 운영 방식의 실질적인 변화이며, 행정 시스템의 인식 속도와 기술 변화 간의 간극에도 불구하고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남 교수는 이어 “행정안전부의 ‘공공지능데이터국’ 신설은 이러한 공공 분야 AI 전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변화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정부 3.0’, ‘디지털 뉴딜’을 거쳐 현 정부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로 이어지는 정책 기조의 연속선상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남 교수는 AI의 혁신적 효율성 이면에 숨겨진 위험을 경고하기도 했다. 데이터 편향성과 알고리즘의 불투명성은 형평성과 책무성을 위협하며, 허위 정보, 지식재산권 침해, 글로벌 플랫폼 독점화는 정부가 반드시 경계해야 할 위험 요소라는 것. 특히 “AI 주권과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공공 영역의 자율성 또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남 교수는 지적했다. 이에, 민간과 정부의 속도 차, 낮은 데이터 리터러시, 중앙과 지방의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법과 제도보다 “문화적 합의와 현장 참여가 중요하다”고 역설한 뒤, 정부가 추진할 6대 과제로 AI 마스터플랜 수립, 범정부 AI 인프라 구축, 공무원 리터러시 제고 등을 제시했다.

집행과 실증의 최전선:
경기도의 ‘휴머노믹스’ 모델

남 교수의 거시적 분석에 이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AI클러스터팀 정원중 팀장은 ‘집행과 실증의 최전선’인 경기도의 구체적인 AI 전환(AX) 사례를 소개했다. 정 팀장에 따르면, 제조기업의 30%와 1,300만 인구를 보유한 경기도는 ‘포용·공존·기회의 AI, 사람을 향한 AI(휴머노믹스)’라는 비전 아래 AI를 ‘행정혁신’, ‘산업 생태계’, ‘시민 복지’, ‘미래 성장’이라는 네 축에서 동시 활용하고 있다.
정 팀장은 먼저 행정혁신의 분야를 설명하며 “경기도는 지자체 최초로 ‘AI국’과 ‘AI본부’를 신설, 실행 조직을 정비 생성형 AI를 반복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문서작성 시간을 약 37% 단축하는 등 AI를 단순 자동화 도구가 아닌 행정 품질을 높이는 자산으로 활용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복지 분야에서는 “홀몸 어르신 대상 ‘AI 말벗 서비스’를 운영, 미응답 시 복지사가 즉시 방문하는 체계를 구축했다”면서 “포천 시니어 케어타운 실증을 통해 ‘사람을 대체하는 AI’가 아닌 ‘사람을 더 잘 돌보게 하는 AI’를 구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글로벌–현장–인재’라는 3대 축을 중심으로 전환 전략을 추진 중인 경기도의 산업 생태계가 소개되기도 했다. 정 팀장의 말에 의하면 경기도는 6개 권역 창업거점을 조성해 스타트업이 지역 기업의 AI 전환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설계하고, KAIST 및 AWS, NVIDIA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현장형 전환 패키지 제공과 해외 진출 통로를 확장해 가는 중이다. 더 나아가 관련 교육이 채용 및 현장 투입으로 이어지도록 하고자 빅테크 기업과 공동으로 전문 인력 양성 과정을 운영함과 동시에, AI 리터러시 교육 대상을 공무원과 도민으로 확대하는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인재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민 참여’와 ‘신뢰 구축’의
해법을 모색하다

‘AI 플랫폼 거버넌스: 민관협력, 법·제도 혁신, 글로벌 동향’을 주제로 진행된 포럼의 두 번째 세션에서는 대만과 독일의 전문가들이 각국의 AI 거버넌스 모델과 경험을 공유했다. 해당 세션은 기술 발전의 속도 속에서 AI가 어떻게 사회적 신뢰와 민주적 참여의 기반 위에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함께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먼저 발표에 나선 유산쩡(Yu Shan Tseng) 대만 오딧세이랩스(Oddityssey Labs) 대표는 “AI 거버넌스의 출발점은 기술이 아니라 시민의 의견을 듣는 구조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은 디지털부(Ministry of Digital Affairs)와 협력해 오픈소스 공론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 “이 시스템은 시민이 직접 참여해 동성혼 정책, 의료 분야 AI 활용 등 다양한 사회 의제를 논의하는 숙의 워크숍(deliberation workshop)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유산쩡 대표는 “약 400명의 시민이 참여한 워크숍에서 수집된 2,000여 건의 의견을 AI 분석 시스템으로 단 하루 만에 요약·시각화했다”고 밝히며, “AI가 시민의 목소리를 빠르게 구조화하면, 이를 통해 민의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행정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이 AI 거버넌스의 주체로 참여하는 ‘시민 참여형 디지털 플랫폼’1)을 제시, 이를 통해 “시민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정책을 논의하며,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유산쩡 대표는 “AI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완벽한 전략이 아니라, 시민과 산업계가 매일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일”이라며 “AI는 기술이 아니라 민주적 합의와 신뢰 위에서만 성공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1) join.gov.tw/idea

독일·EU의 AI 혁신 전략,
‘규제 기반의 신뢰’

이번 포럼에서는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일수록 기본적인 안전망과 신뢰를 구축할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이어진 발표에서 더욱 구체화됐다.
독일 VDI·VDE 기술혁신연구소의 기술컨설턴트 베네딕트 크리거(Benedikt KRIEGER)는 “AI 혁신의 속도는 빠르지만, 신뢰가 따라오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규제는 혁신을 억제하는 장치가 아니라 오히려 신뢰를 기반으로 한 촉진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거 컨설턴트는 독일과 유럽연합(EU)의 규제 및 혁신 구조를 중심으로, 기술 발전과 사회적 신뢰가 조화를 이루는 AI 거버넌스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독일에서는 기술혁신연구소가 정부 연구기금 집행, 중소기업 AI 도입 컨설팅, 대학·연구기관 지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독일 중소기업의 AI 도입률은 35% 미만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력 부족과 규제 부담을 주요 제약 요인으로 꼽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독일 정부는 전국 5개 거점에 ‘AI 서비스 센터(Service Center)’를 설치해 GPU 인프라 제공, 전문가 컨설팅, 책임 있는 AI 가이드라인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거 컨설턴트는 또한 EU의 ‘AI 법(AI Act)’과 ‘디지털 규제 샌드박스(Digital Sandbox)’ 사례를 언급, “규제는 통제의 수단이 아니라 명확성과 신뢰를 제공하는 틀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 데이터 분야를 대표적인 실험 영역으로 들며 “민감하지만 혁신이 절실한 분야일수록 규제와 실험이 동시에 이뤄져야 안전성과 혁신이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거 컨설턴트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동양 철학의 ‘음양(陰陽)’ 개념을 인용해 “미국의 자유시장형 모델과 중국의 통제형 모델 사이에서 유럽과 아시아는 균형 잡힌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규제는 AI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기술의 혜택을 안전하게 누릴 수 있도록 신뢰를 높이는 사회적 장치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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