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김승욱(평택대학교 경영학과교수)
인천광역시는 2021년 6월 9일 지방정부 최초로 확장현실(XR) 메타버스 전문기업과 함께 ‘XR 메타버스 인천이음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XR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및 인천지역 관련 사업 육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인천시는 ‘XR 메타버스 인천이음 프로젝트’의 목표를 한국으로 들어오는 첫 경험을 특별하게 이음, 소외 없이 따뜻한 일상의 경험을 스마트하게 이음, 공간의 이동과 일상의 스마트한 경험을 손쉽게 이음으로 정했다.
XR 메타버스 인천이음 프로젝트의 특징으로는 물리 환경을 디지털 환경으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 스마트시티, 자율 주행, 서비스 로봇, 메타버스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다양한 투자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XR 메타버스 인천이음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네이버랩스는 항공사진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도시 3D모델, 도로 레이아웃, 고정밀지도 (HD맵) 등의 핵심 데이터를 함께 제작할 수 있는 점을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또한, XR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동일한 크기와 디지털 가상공간을 구축하고 가상공간에 축적된 정보를 XR 기술 그중에서도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기술을 활용해 현실세계 사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관광 및 쇼핑 그리고 편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온-오프라인 결 합 확장 현실 플랫폼이다.
한편, 부산광역시(2021)의 제페토를 활용한 ‘영도구 영선2동 가상현실 행정복지센터’는 가상의 행정복지센터를 제작하여 민원 안내, 정책 홍보, 교육, 캠페인, 간담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영도구 영선2동 행정복지센터를 그대로 옮겨 놓은 구조와 최소한의 필요 오브젝트 상호작용으로 모든 연령층 사용자가 쉽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지만 아직까지는 부산광역시 행정 정책과 관광명소 정보를 ‘경험’이 아닌 ‘보는 것’으 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메타버스의 주요 기능 중에 하나인 아바타 끼리의 상호작용을 통한 질문 및 문제해결 그리고 민원처리와 같은 보다 적극적인 지방행정 업무처리를 위한 도구로서는 기능과 스토리텔링 차원의 콘텐츠가 다소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게더타운은 해외의 주요 대학, MIT, 펜실베니아 대학교 및 버클리를 포함한 많은 대학들이 메타버스를 사용하여 직접 모이고 만나서 연구를 진행하기 보다는 언택트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전공별 연구 프로젝트를 관람하고 평가하는 가상 엑스포 및 네트워킹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게더타운은 줌(Zoom)이나 팀즈(Teams)와 같은 화상미팅 솔루션의 일종이지만, 가상공간과 아바타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사무실(office)”이라는 가상공간을 만들고, 각 참여자들은 고유한 아바타와 가상공간 내 “자리”를 부여받는다. 아바타는 이동 가능하며, 다른 아바타에 접근함으로써 그 사람과 화상 미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또한, 메타버스에서 스페이션 오디오 기능을 적용해 메타버스 공간 내의 사용자와 사용자의 거리 차이에 따라 자동으로 오디오 크기 조절이 되어서 보다 실감 나는 환경을 느낄 수 있으며 사용자들이 일정 거리 안으로 접어들면 자동으로 화상통화가 실행되는 기능이 있어 현실에서 지나가다 마주치는 것 같은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이프랜드에는 마이크 온/오프 기능이 구현되어 있어 사물 또는 오브젝트와의 상호작용, PDF 또는 영상 등의 공유도 구현이 되어 있지만 캐릭터의 움직임 구현은 정해진 동작밖에 없으므로 실제로는 상당히 의사소통이 제한적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에게 많은 동작을 요구하지 않으며 내가 직접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관찰자 입장에서 그것을 시청하는 것에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제페토의 경우 오브젝트의 경계선이 눈에 보이는 외곽과 거의 일치하는 듯 보이며 오브젝트에 달라붙는 현상이 현저히 적어 오브젝트 사이로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에 제약이 적다, 그렇기 때문에 한 공간에 많은 오브젝트를 배치할 수 있어 보다 현실감 있는 공간 구현이 가능하다. 반면에 PDF나 영상과 같이 부가적인 자료를 공유하는 기능의 처리가 다소 어려워 보인다. 또한 현재 제페토 내에서는 영화 예고편, 룩북 챌린지, 공무전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이미 상용화되어 플랫폼 내에 서비스되고 있다. 이와 같은 국내외 주요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그들만의 사용 목적 및 주 이용자가 누구인가에 따라서 각기 다른 형태의 특징과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지방행정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도입하려고 할 때에는 도입 및 사용목적 그리고 이용자들의 연령층이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하도록 사전에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메타버스의 다양한 유형 중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면서 새로운 혁신 동력을 창출하고 있는 영역이 바로 VR(가상 현실)·XR(확장현실) 기반의 메타버스 가상세계라 할 수 있다. 확장된 세계를 구현하는 동시에 현실을 대체할 수 있는 광범위한 사회 경제적 활동들을 지원해 나가는 메타버스 가상세계에서 사용자들은 실제의 자신을 상징하는 아바타를 통해 현실세 계의 경제적, 사회적인 활동과 유사한 활동을 영위하게 된다.
하지만, 공공부문에서 지금까지 대부분의 논의는 메타버스의 개념 소개 또는 필요성, 적용범위와 활용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다. 공공부문에서의 메타버스 이용은 민간부문이 가지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요소, 재미, 자유, 편안함 그리고 경제활동 등의 요소를 뛰어넘는 차별화된 요소들을 제공해야 한다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방행정의 메타버스 적용에는 주민들이 직접 행정기관을 방문하여야 하는 번거롭고 귀찮은 업무들 즉, 주민들 입장에서 직접 현장 방문에 따른 시간적·공간적 번거로움을 해결할 수 있는 지방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때에 메타버스 이용의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지방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공급자인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에서 단순·반복적인 행정 업무, 민원인과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표준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업무 그리고 지방행정 서비스 제공시에 매우 많은 감정노동이 소모되는 지방행정 부분에 메타버스 이용을 도입한다면 지방행정의 특징상 효과적인 메타버스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차원에서 메타버스를 이용하여 지방행정의 민원서비스를 가상으로 설계할 수 있다. 먼저 민원인은 각자의 아바타를 만들고 특정 목적의 행정서비스를 받거나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입장하게 되고 입구 쪽으로 이동하여 메타버스 플랫폼의 가상의 민원서비스 부스로 이동하게 된다. 이때 민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상대방 아바타 근처로 가면 실제 화면과 마이크가 연결이 되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메타버스를 이용한 지방행정 서비스 중에서 지자체의 홍보, 경진대회 및 전시회 등은 가장 강력한 메타버스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방자치단체 주관 경진대회 개최 시에 발표 및 경연이 끝난 후 시상식 행사에서도 온라인으로 시행이 가능하다. 모든 게스트와 수여자 그리고 시상자들이 본인의 아바타로 시상식장에 모여서 본인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 앞에 있는 시상식장의 단상 위로 올라가고 컴퓨터의 화살표를 이용하여 이동하게 되며 특정 벤치나 쇼파에 함께 앉으면 화면상에 상대방의 얼굴이 나타나게 되어 인사를 나눌 수도 있다. 어떤 이슈에 대한 토론이나 대화를 실시간으로 나눌 수도 있으며 특정 부스와 특정 쇼파, 그리고 특정 장소에 입장하게 되면 상대방의 얼굴이 나타나게 되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마련되기 시작한다. 물론, 본인의 선택에 따라서 화면을 오프(off)하거나 마이크를 오프(off)할 수도 있다. 나만의 3D 아바타를 만들어 나이, 성별, 인종 등을 넘어 전 세계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가상현실 경험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상세계에서는 특히 사용자가 몰입할 수 있는 아바타 구현 기술이 중요하다. 기존의 웹과 달리 아바타를 통해서 가상세계에서의 공간 체험을 다른 아바타와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이를 넘어서서 사용자 생성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생성 및 유통하는 것까지 가능하다. 기존에는 2차원 이미지 단위였던 아바타가 향후 ‘디지털 쌍둥이(digital twin)’를 구현할 수 있을 만큼 사용자의 욕망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에는 사람의 표정과 행동까지 모방한 정교한 아바타로 가상세계에서도 감정적 연결에 기반한 섬세한 의사소통 및 상호작용이 가능한 나의 정체성이 반영된 아바타로 현실과 동일하게 움직이는 가상의 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이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메타버스의 각 홍보 또는 민원상담 부스에 인공지능 채팅로봇을 설치하여 민원인들이 각자의 아바타를 이용하여 만남의 장소를 제공하고 지방행정에서 예상할 수 있는 민원인들의 반복적이고 유사한 음성 및 서면 질문에 대해서 인공지능화된 채팅로봇이 사람을 대신하여 정확하고 적절한 답변을 진행하여 다양한 민원을 처리할 수 있다.
미래학자인 로저 제임스 해밀턴(Roger James Hamilton)은 “2024년에 우리는 현재의 2D 인터넷 세상보다 3D 가상세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측하였다. 실제 로블록 스 이용자의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틱톡(TikTok)이나 유튜브 (Youtube)보다 긴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즉, 앞으로 사람들은 메타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늘어나고, 현실의 더욱 많은 경제, 사회적 활동들이 가상과 연결되거나 융합하는 메타버스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지방행정 서비스도 어떠한 변화와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인가?에 대한 답변도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현재 수준의 VR, AR,XR의 기술 수준에 맞추어서 지방행정 서비스를 개편하기보다는 보다 더 긴 안목으로 기술의 혁신적인 발전과 이용자의 요구사항을 더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국내외 메타버스 플레이어들의 경우 현재는 주로 VR·AR 시장에서 점진적인 혁신을 보이는 듯한 모습이 관찰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기의 경량화, 배터리의 지속성, 네트워 킹의 문제 등 기술적 측면의 난제들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들은 단지 제한적인 VR 플랫폼의 강자에 머무르려 하지 않고, PC와 모바일 기반을 대체하는 차세대 컴퓨팅을 구축하려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XR 디바이스의 무게, 화질, 어지럼증 유발 등의 문제가 개선되며 높은 수준의 몰입감을 제공하는 메타버스 서비스 확산을 기대할 수 있으며 게임·소통 등 기능을 강조하는 메타버스가 진화하여 현실과 디지털 세상이 완전히 연동되는 메타버스 로 진입하여 다른 플랫폼과도 안전하게 상호연동되는 멀티 메타버스(Multi-Metaverse) 세상이 구현될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지방행정에서 메타버스의 적극적인 도입 및 활용을 통하여 주민의 행정 서비스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것에 서 더 나아가서 다양한 계층의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발굴·확산하고, 메타버스 성과를 공유 및 인식 확산을 통해 산업 저변으로 확대하기를 바란다. 또한,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을 주도하는 개발자·창작자 양성을 통한 디지털 일자리 창출 및 창작자 경제 구현, 활용·확산을 지원할 수 있는 메타버스 산업의 협력 기반을 마련하여 중장기적으로 메타버스 사업을 지역특화 산업에 접목하여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
최근 들어 민간 및 공공부문에서 언택트 환경을 극복하고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연결함으로써 새롭게 열리고 있는 메타버스 세계를 지방행정에 접목시키기 위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지방행정 측면에서는 교육, 행정, 의료 등 다양한 공공분야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혁신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1년간 공공부문과 관련된 메타버스 추진사업을 뒤돌아보면, 정부기관·지자체에서 관광·역사· 도서관 등 공공 메타버스 구축에 50여 건, 100억 원 이상 용역을 발주했으나 대부분 이용률이 낮은 상황이다. 이는 공공부문 메타버스 구축 사업이 활용 목적과 효과에 대한 고려 없이 일회성 보여주기식 홍보로 다수 추진되어 상당수 이용률이 저조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홍보 차원의 메타버스 도입이 아닌 지방행정 제공을 위한 실질적인 주민 이용을 위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현한다면 이용자의 시공간적 한계를 벗어나 편리한 지방행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가령, 메타버스 공간에 지방행정 가상 행정기관이 생긴다면 이용자는 아바타를 이용해 오프라인에서처럼 자신이 필요한 민원 구역에 찾아가 기관의 인공지능화된 채팅로봇 아바타와 대화하거나 상담을 받을 수도 있으며 필요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즉, 메타버스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들을 주민들이 편하게 접속하고 이용하고 함께 참여하여 생활 속에서 자연스러운 참여와 공유가 실현되는 가상과 현실을 이어주는 새로운 경험의 시작이다. 하지만, 메타버스의 활성화와 더불어서 긍정적인 효과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 기업들은 아바타를 ‘더 나은 나(Better Me)’로 홍보한다. 제페토·호라이즌 월드 같은 주류 서비스들이 외모·인종 다양성을 존중하는 ‘아바타 커스텀’ 기능을 열어뒀다지만, 이용자들은 큰 눈과 마른 체형 등 획일화된 아름다움의 기준에 아바타를 맞추는 편이다. 미국 스탠포드 연구진이 2007년 예견한 프로테우스 효과에 따르면 아바타 외모에 따라 가상공간에서 개인의 성격도 변화한다는 주장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또한,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세계 비중이 커질수록 디지털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