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4차 산업혁명’을 언급했던 2016년 이래, 아이디어와 IT를 접목한 기술력은 일상 곳곳에 녹아들었다. 이후 슈밥은 지난 2018년 약 2년간의 발전상을 담은 책 <제4차 산업혁명 더 넥스트>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기술을 설명했다. 세계경제포럼의 ‘글로벌미래위원회’ 전문가네트워크에 의해 선정된 12개의 해당 핵심기술 중에는 현재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최근 인공지능(AI) 돌봄인형이 고령화사회 복지행정의 대응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대중성 면에서 보면 그 선두는 단연 인공지능스피커가 차지할 것이다. 명령을 내리면 날씨에 대해 말해주거나 음악을 틀어줬던 AI 스피커는 여전히 플랫폼으로서 제휴업체와 구독 상품을 잇는 역할을 담당하는 중이다.
SKT는 2019년 4월부터 사회적 기업인 행복커넥트와 협업, AI 돌봄 서비스를 실시해 왔다. AI 돌봄 서비스는 AI 스피커 누구(NUGU) 기반으로 홀로 어르신의 외로움과 안전, 치매 등을 해결하는 돌봄 서비스로, 현재 1만 7,300여 명의 어르신이 사용 중이다. AI 돌봄 중 긴급 SOS는 어르신들이 위급상황에 처했을 때 구조하는 서비스이며, 위급한 상황에 처한 어르신이 “아리아 살려줘”를 외치면 24시간 휴일 없이 운영되는 관제센터에서 신상정보를 파악해 조치한다. AI 돌봄 긴급 SOS 구조 서비스를 시작한 2019년 4월부터 2023년 5월 현재까지 500건의 구조 사례가 발생했다. 2023년 1월 70대 어르신은 허리가 아프고 다리에 마비가 오는 것 같다며 긴급 SOS를 통해 도움을 요청해 응급실로 이송된 뒤 수술을 받았으며, 집안에서 넘어져 허리를 다친 80대 어르신은 통화가 어려워 긴급 SOS로 신고, 척추뼈 골절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KT 역시 최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에서 AI 솔루션 전문 기업 원더풀플랫폼과 손잡고 ‘노인·어린이 돌봄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한 바 있다. 당시 양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돌봄 로봇 공동 개발 및 상품화 ▲KT ’기가지니 인사이드‘ 적용 ▲독거노인 및 아이를 위한 신규 AI 돌봄 서비스 공동 개발에 대한 협력 계획을 밝혔다.
KT는 인력 부족 등 돌봄 시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AI 케어 서비스에 ABC(AI, Bigdata, Cloud)기반 디지털 플랫폼을 접목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홀로어르신이 응급상황에서 “지니야 살려줘” 라고 외치면 KT 텔레캅-119 연계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구조가 가능하다. 아울러 복약알람, 인지장애 예방용 게임을 통한 건강관리, AI 말벗대화, 지니뮤직, KT CS 전문 상담사와의 대화를 통해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LG유플러스는 실시간 건강관리 서비스 ‘스마트 실버케어’를 실증하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인천광역시 남동구, 가천대학교와 손잡고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를 비대면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해 맞춤형 관리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위급 상황 발생 시 보호자가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 실버케어’ 서비스의 상용화를 위해 실증에 나서기도 했다.
통신사의 AI 스피커는 IPTV 셋톱박스 기능 등 인터넷과 모바일 서비스와 연동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집계에 따르면 2016년 SK텔레콤이 처음으로 선보인 ‘누구’ 이래 ‘기가지니(KT) 클로바(LG) 등 이통3사를 통해 판매된 AI 스피커는 2020년 3월 기준 이미 누적 861만대를 넘어섰다. 이렇듯 AI 인공지능 스피커 등을 활용한 디지털 장비가 어르신 안전 및 건강 지킴과 정서적 안정에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AI 기술과 노인을 위한 서비스가 접목된 돌봄로봇이 떠오르는 추세다. ‘돌봄로봇’이란 어르신, 경증 치매환자나 중증 장애인 등 이외의 다양한 이유로 홀로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로봇을 말하며, 봉제인형에 장착돼 ‘돌봄인형’으로 불리기도 한다.
통계청은 지난 2020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5.7%인 것으로 집계하고, 2025년 20.3%에서 2060년 43.9%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18.4%가 65세 이상 고령인구인 것으로 집계했으며, 향후 계속 증가하여 2025년 20.6%, 2035년 30%,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43.9%’라는 수치는 3년 새 ‘40% 이상’으로 10년씩이나 앞당겨진 셈이고, 그런 만큼 우리나라 고령화 현상은 날이 갈수록 급속해졌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우리사회가 당면한 시급한 문제는 고령화사회에 대한 대응책 마련인 것으로 분석된다.
고령화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제시되고 있는 다양한 방안 중 하나가 바로 돌봄인형인데, 이는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활용해 고령 인구의 돌봄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되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음성 인식 기술을 통해 대화하고, 의료 정보나 일정 관리, 약물 복용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사용자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걷기 등의 일상적인 동작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환경을 감지함으로써 생활의 안전성을 높여준다. 실제로 서울시 어르신 스마트 돌봄 서비스의 돌봄인형은 홀로 지내는 어르신의 말벗이 되어주기도, 쓰러짐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119로 자동 연락을 해주기도 한다.
최근 정부와 많은 기업에서는 환자 및 어르신과 실시간 의사소통하면서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돌봄인형을 개발 중에 있다. 돌봄인형은 홀로어르신 옆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상생활의 편의를 돕는다. 개인별로 맞춤형 알림을 제공하고, 애교 섞인 멘트로 말동무가 되어 주며, 위험신호를 감지했을 때는 응급센터에 구조를 요청한다. 행정 복지 소식 안내 등의 돌봄을 밀착 서비스는 물론이다.
AI 돌봄 서비스는 지난 2019년 서울 구로구가 지자체 최초로 돌봄로봇을 도입한 이래 지방으로 확산, 충남 논산시·예산군·천안시, 경남 진주시, 대구 달서구, 전북 진안군 등이 AI 돌봄 로봇 및 인형을 도입했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도우미처럼 외로움을 덜어주는 동시에,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 옆에서 맞춤 케어를 톡톡히 수행하는 돌봄인형에 대한 사용 어르신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어르신들이 사용하는 단어들을 모은 다음, 이를 분석해 기분과 정서를 파악하고 취미나 즐겨 음식 등 세밀한 데이터까지 축적해 친밀한 소통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는 앞서 지난해 10월 돌봄인형 서비스를 도입했던 전북 김제시가 치매환자를 위한 인공지능 돌봄인형 ‘벼리돌’과 ‘싸리돌’을 추가 지원하는 등 돌봄인형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2020), “2020 고령자 통계”, 통계청 보도자료(9월 28일자).
통계청(2023), “2020 고령자 통계”, 통계청 보도자료(9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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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AI 시니어 케어 서비스’, 어르신 건강·마음·감동 잡는다”, 이뉴스투데이, 2023. 0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