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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리뷰

보이지 않는‘조용한’혁신,
앰비언트 컴퓨팅이 온다

글_ 편집실

구글,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앰비언트 컴퓨팅(Ambient Computing)’에 주목하고 있다.
앰비언트 컴퓨팅이란 사용자가 기술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에 스며드는 기술 환경을 의미한다. 구글은 이미 스마트홈 기기, AI 비서(Google Assistant), IoT 등을 통해 앰비언트 컴퓨팅을 구현하고 있으며, 아마존 역시 인공지능 플랫폼 ‘알렉사(Alexa)’를 통해 이 기술을 서비스 중이다.

중장년층 위한 디지털 혁신

어느새 “스마트폰 산업의 주기가 끝나가고 있다”는 경고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가운데,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앰비언트(Ambient)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모두 이 기술에 미래를 거는 분위기다. 앰비언트는 영어로 ‘주변’을 의미하며, 스마트폰처럼 따로 소지하지 않아도 언제나 주변에 있는 기술을 뜻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CES 2023에서 이를 ‘필요할 때 조용히 나타나는 기술’로 정의하며 ‘캄테크(Calm+Tech)’라는 용어로 언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앰비언트 기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온라인 세상에서 소외된 중장년층이 다시 디지털 주류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는 음성 인식 기반으로 작동하는 이 기술은 타이핑과 터치가 어려웠던 이들 계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둘째, 앰비언트 시대에는 더욱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상업적 영역과 비상업적 영역의 구분이 흐려지면서 기업과 기술이 일상 속의 모든 순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때문이다.

사용자 행동 기반의 일상 연결

2000년대 초반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뜻의 ‘유비쿼터스(Ubiquitous)’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이러한 유비쿼터스 기반의 기술을 모바일 네이티브인 오늘날 MZ세대의 ‘개인맞춤’·‘개인화’ 욕구를 충족시킨다. 그러나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는 앰비언트 기술은 ‘스마트폰처럼 따로 들고 다니지 않아도 언제나 주위에 있는 기술’로 정의된다. 결국 앰비언트 시스템을 구현하는 엠비언트 컴퓨팅은 주변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사용자에게 편의성과 쾌적성을 제공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모두 아우르게 되며, 주변환경과 사용자의 상태를 인식해 자동으로 제어되거나 반응한다는 특징이 있다.

앰비언트 컴퓨팅을 실행하는 기기는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상황과 상태를 파악해 필요한 작업을 조용히 수행한다. 집에 들어갔을 때 현관문을 여는 순간 거실 조명이 자동으로 켜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 개념을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면, ① 모든 곳에 컴퓨터가 내장되어 있으며, ② 이 컴퓨터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③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어디서나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즉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이루어진 결과다.

이렇듯, ‘주변의’라는 뜻을 가진 ‘앰비언트’와 “컴퓨팅 파워가 항상 우리 주위에 존재한다”는 의미의 ‘앰비언트 컴퓨팅’은, 유비쿼터스 컴퓨팅에서 더 나아간 개념으로 이해 가능하다. 즉 AI 기반의 IoT 기기들이 집 안 곳곳에 자연스럽게 ‘내재’되어 있어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매끄러운 컴퓨팅 환경을 제공하는 것. 유비쿼터스가 주로 주변에 설치된 기기를 중심으로 작동한다면, 앰비언트 컴퓨팅은 특정 기기가 아닌 사용자의 행동 방식에 초점을 맞추는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홈에서 오피스까지, 일상을 바꾸다

앰비언트 컴퓨팅의 대표적인 사례는 스마트 홈에서 찾아볼 수 있다. IoT 기반 센서와 인공지능이 적용된 가전제품, 조명·난방 시스템 등이 사용자의 취향과 습관에 맞춰 자동으로 작동하는 경우다. 사용자의 건강 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알림을 제공함으로써 스마트 생태계를 구축하는 웨어러블 기기 또한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애플 워치나 피트니스 트래커가 앰비언트 컴퓨팅 기술이 활용된 제품에 속한다. 구글 홈, 아마존 에코, 애플의 시리 같은 인공지능 가상 비서 또한 사용자의 음성 명령을 인식하고 질문에 답하며, 일상생활의 편리함을 더해 준다.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충돌을 회피하며 목적지까지 최적의 경로를 선택하는 자율 주행 자동차 역시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성을 향상시킨다.

스마트 오피스도 앰비언트 컴퓨팅이 적용된 사례로 볼 수 있다. 실내의 온도, 습도, 조명 등을 센서로 제어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 절감을 위해 태양광과 최적화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사용함으로써 공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 그 결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된다.

스마트폰과 AI 기술의 산물

앰비언트 컴퓨팅이 실현 가능해진 배경에는 ‘AI의 발전’이 자리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모바일 프로세서와 센서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가격이 낮아진 것 또한 주효했다. 게다가 네트워크 속도의 향상과 클라우드 서버의 확산 덕분에 개별 기기의 성능 한계를 보완할 방법이 마련되기도 했다. 이로써 지능형 가상 비서가 등장하고 아마존 에코와 같은 AI 스피커가 출시되었으며, 심지어 구글은 ‘AI 퍼스트’ 전략을 선언하며 AI 기반의 컴퓨팅 환경으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음성 기반 사용자 인터페이스, AI, 수많은 센서, 그리고 상호 연결되는 지능형 가전들이 지향하는 최종 목표는 바로 앰비언트 컴퓨팅이다. 즉 눈에 보이지 않으나 언제 어디에나 존재,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 환경이다. 각 기술의 발전 경로는 다를 수 있지만, 결국 이들이 모일 지점은 명확하다. 지난 2017년 5월 은퇴를 알린 유명 IT 저널리스트 월트 모스버그의 표현을 빌리면 그 지점이 바로 ‘앰비언트 컴퓨팅의 시대’인 것이다1). 1) https://weekly.donga.com/economy/article/all/11/3918481/1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로의 진화

앰비언트 컴퓨팅을 다른 시각으로 보면, 컴퓨터가 능동적으로 사용자를 감지하고 환경을 관리하는 상황으로 이해된다. 즉 단순히 명령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상황을 스스로 파악하고 이에 맞춰 반응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온 홈오토메이션, 스마트홈, IoT과 같은 개념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빅데이터, 움직임 추적, 컴퓨터 비전과 같은 첨단 기술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결국 웨어러블 기기, 증강현실(AR) 글라스, AI 스피커 등의 기기들이 모두 앰비언트 컴퓨팅의 핵심 구성 요소로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앰비언트 컴퓨팅은 이미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으며, 사용자가 직접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환경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반응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가는 중이다. 또한 앞으로는 단순 가전제품 이상의, 도시·교통·건강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 많은 기기의 연결로 앰비언트 컴퓨팅 기술을 구현하게 될 전망이다. 결국 기술이 보이지 않게 녹아들어 어디서나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는 미래가 다가오고 있으며, 이는 사용자 경험을 크게 향상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이미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으며,
사용자가 직접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환경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반응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