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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웨이브

데이터와 기술이 만나 일상을 바꾸다
‘데이터테크’

글_ 송명호

AI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기술 ‘데이터테크(DataTech)’가 우리 일상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우리가 사고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산업과 사회 전반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는 데이터테크가 만들고 있는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 본다.

일상의 모든 데이터가 여는 새로운 세상

데이터는 현대 사회의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가 검색하는 단어, 쇼핑 기록, 스마트폰 앱 사용 기록까지 온갖 정보가 담긴 데이터를 잘 분석하면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의 등장은 데이터 분석의 정확도와 속도를 크게 향상, 데이터테크 시대를 빠르게 앞당기고 있다.
데이터테크는 데이터(Data)와 기술(Technology)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 또는 관련 산업을 가리키는 용어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의사 결정을 돕거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우리 삶을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만든다. 이는 전 세계인의 소비 패턴과 라이프 스타일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기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정부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데이터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나의 일상에 스며든 데이터테크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동영상 플랫폼의 콘텐츠 추천 서비스는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데이터테크의 하나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사용자의 시청 이력과 관심사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해 줌으로써, 사용자가 개인의 취향과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교육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교육앱이 있다. 이 앱들은 사용자의 학습 성향이나 진도, 실력을 분석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학습 경로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마치 개인 과외를 받는 듯한 효과를 누리며 학습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또 건강 관리 분야에서는 스마트워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와 헬스케어 앱을 통해 사용자의 운동량이나 식단, 수면 패턴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적합한 운동 계획이나 식단을 제안한다. 이 서비스는 일상 생활 가운데의 만성질환 관리에 매우 유용하다.
한편, 조명이나 난방, 보안 시스템 등 집안 곳곳에 있는 기기를 IoT(사물인터넷) 기술로 연결, 음성 인식이나 어플로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홈은 데이터테크가 만들어낸 새로운 '삶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집에 도착하기 전 미리 에어컨을 켜거나, 잠자리에 들 때 조명을 자동으로 끄는 방식이다. 깜빡하고 가스 불을 켜놓은 채 외출했을 때도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불을 끌 수 있고, 혼자 남은 반려견에게 급식을 제공하거나 장난감으로 놀아주는 등 반려동물을 돌보는 데도 유용하다.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데이터테크

데이터테크는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도시 데이터를 통해 더욱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간다. 교통 분야에서는 교통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경로를 안내함으로써 교통 체증을 완화하고,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를 앞당기는 데도 중요한 배경이 된다. 대기질, 수질, 소음 등 다양한 환경 문제 해결에도 데이터테크는 유용하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공기 정화 시설을 가동시켜 대기질을 개선할 수 있다. 스마트 빌딩은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 맞춰 냉난방 시스템을 자동으로 조절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다.
재난 예측이나 공공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데이터테크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AI를 이용해 기상 데이터와 자연재해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태풍, 홍수, 지진 등을 예측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데이터를 분석해 재난 발생 시 효과적인 구조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또한 원격 진료 기술은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하고, 만성 질환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며, 인공지능 기반 의료 영상 분석 기술은 질병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도 있다.

산업의 미래를 쓰는 데이터테크

데이터테크는 산업의 미래를 변화시킬 핵심 기술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Uber)와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 같은 플랫폼 기업들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와 공급을 효율적으로 연결해 기존 산업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들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용자의 선호도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유통에서도 데이터테크를 이용한 혁신이 활발히 이뤄지는 중이다.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고객의 구매 이력과 선호도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했다. 이후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이 고객의 검색 기록, 구매 이력, 장바구니에 담긴 상품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센서를 활용해 고객의 동선, 체류 시간, 상품 시선 등을 분석함으로써 매장 레이아웃을 최적화하고, 재고 관리 효율성을 높인다.
제조업에서도 스마트 팩토리 도입에 적극적이다. 각종 센서와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생산 과정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실시간으로 생산 현황을 파악하고, 품질 문제를 사전에 예측해 불량률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 분야에서는 핀테크 서비스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금융 회사들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용 평가 모델을 고도화하고, 개인 맞춤형 금융 상품을 개발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금융 거래의 투명성과 보안성 강화에 힘쓰는 분위기다.

모두의 유익을 위한 노력도 필요

데이터테크는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보안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알고리즘의 불공정성, 디지털 격차와 같은 우려 사항도 있다. 안면 인식 기술은 범죄자를 식별하고 실종자를 수색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지만, 개인정보 침해 문제나 감시 사회로의 전환이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알고리즘에 편향성이 발생할 경우, 특정 성별이나 인종에게 불이익을 주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지금, 첨단 기술의 편리함이 누군가에겐 오히려 큰 불편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개인의 데이터 리터러시를 강화하고, 사회적 윤리 규정이 정립되어야 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 데이터 활용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정, 기술 교육 확대 및 공정한 알고리즘 개발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더불어 모든 계층이 데이터테크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보편적 서비스를 개발하고, 디지털 격차 해소 방안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다.
데이터테크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크게 달라질 것이기에 기술 개발과 함께 모두를 위한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