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시대다. 데이터의 양은 방대해지고, 생성 속도는 나날이 빨라지며, 데이터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데이터를 분류하고 분석하여 활용하는 행위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무수히 쌓이는 데이터는 아무런 가치를 가지지 못한다. ‘듣기 좋은 조언’을 건네기보다는 데이터 기반의 현실적인 대안을 통해 누군가의 꿈의 실현을 지지하는 것. ‘꿈의 실현’ 백기락 대표의 목표이자 즐거움이다.
안녕하세요. ‘꿈의실현’ 대표 백기락입니다. 흔히들 창업을 꿈을 향한 도전이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창업자의 대부분이 실패하죠. 저 역시 20대 때 첫 창업 이후로 다양한 스타트업 운영을 경험했는데요. 무수히 많은 실패 속에서 내린 결론은 ‘성공하는 법에 대해 알려주는 건 어렵지만, 실패하지 않는 방법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있다’는 거예요. 데이터가 쌓였으니까요.
제가 강연과 컨설팅을 통해 만나는 분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꿈을 향해 도전하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실현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죠. 실패하고 좌절하죠.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목에서, 데이터를 통해 실패할 수 있는 확률을 줄여주면, 그 에너지를 전진하는 데 쓸 수 있습니다. 흔히 그렇듯이 영어로 된 그럴싸한 이름을 지을까도 고민해 봤지만, 제가 원하는 것은 다양한 꿈들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거든요. 그 목표와 신념을 ‘꿈의실현’이라는 사명 안에 담겨 있습니다.
꿈의실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강의와 컨설팅입니다. 그런데 보통의 기업 컨설팅 회사와는 그 결이 조금 다릅니다. 의뢰 기업이 디자인 회사라고 해서 디자인 관련 업무를 컨설팅해 주지는 않아요. 디자인 회사 중에 디자인을 못 해서, 그러니까 디자인 관련 안목이 부족해서 무너지는 회사는 우리의 고객이 아닙니다. 그 부분은 다른 방식으로 전문성을 키우면 되는 거죠. 우리는 디자인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에 들어갑니다.
기업을 창업하고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시기마다 겪을 수 있는 리스크를 알려주고, 준비해야 할 것들을 컨설팅해 주는 거죠. 여러 창업 교육에서 얘기하는 ‘리더십’과 같은 추상적인 조언이 아니라, 회계, 경영, 인사, 마케팅 등 회사 운영 전반에 대한 실질적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 업무가 아닌 부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알고 미리 대비하면, 그만큼 전문 분야에 집중할 시간과 에너지가 생깁니다. 그러면 꿈을 향해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겠죠.
저는 1999년 대학생 시절 첫 창업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캠퍼스창업 공식 1호였죠. 선례가 없었기에 데이터도 없었고, 그래서 저의 첫 창업은 실패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첫 창업과 이후 도전했던 여러 번의 창업에서도, 항상 어느 순간부터 더 올라가지 못하고 주저앉게 되었어요. 그 과정에서 주관적인 멘토링이 아닌, 데이터 기반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각각이 겪을 수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더라도, 창업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의 50%는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갖게 됐죠. 창업 1년 차, 2년 차, 3년 차 겪을 수 있는 것은 어느 정도 데이터로 나와 있거든요.
‘이런 마음가짐으로 열정을 잃지 않으면 성공할 수 있다’가 아니라 객관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당신이 실패할 수 있는 요인은 이런 것이다’를 얘기해주는 거죠. 데이터상으로 창업 성공률은 3%에 불과합니다. 3%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이 실패 요인을 알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막연한 성공의 방식이 아닌, 눈에 보이는 어려움과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꿈의실현’의 1차 목표입니다. 창업 6개월 만에 50% 정도가 회사 문을 닫는데, 이 비율을 30~40%로 줄일 수 있다면 누군가는 창업 1주년, 5주년을 맞이할 수 있을 테니까요.
경남일보에서 운영하는 최고경영자과정의 초청으로 강연을 진행했는데요. ‘데이터를 중심으로 경남지역을 바라보고 경남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강연의 주 내용이었습니다. 강의를 위해 전국을 다니다 보면, ‘우리 지역의 한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요. 안에서는 안 보이지만 밖에서는 보이는 문제들이 있거든요. 그것을 데이터로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스스로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있고 그것을 토대로 관광 정책을 만들지만, 서울 경기권 거주자들에게는 굳이 그곳까지 가야 할 이유가 되지 않으니까요.
진주 남강 유등축제가 유명하죠. 하지만 서울에서도 유등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물론 역사와 전통에 있어서 남강 유등축제가 갖는 의미는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 ‘1박 2일로 진주까지 갈만한가’는 다른 문제라는 거죠. 서울에서 진주까지 가는 길에 무수히 많은 지역을 거쳐 가고, 지역마다 다양한 축제가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이길 수 있는 독창적이고 강력한 무기를 갖춰야 합니다. 서울과 다른 지역 사람들이 ‘진주’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채워 넣어야 하는 거죠.
사실 전국의 모든 축제, 기념품이 비슷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지역 축제에 사람들을 오게 하고 싶다면, 우리 지역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조사하고 고민해서는 안 돼요. 전국의 모든 축제를 시기별로 조사하고, 어떤 축제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성과는 어떠한지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분석해야 합니다. ‘우리의 아이디어’라는 것이 이미 누군가 하고 있는 것일 수 있고, 우리 지역이 위치나 인프라 등에서 비슷한 축제와 비교할 때 경쟁력이 없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관념적인 의미에 갇혀서 그것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바꿔야 합니다.
소비자는 이미 데이터 적으로 사고를 하는 것에 익숙해졌거든요. 책 한 권을 사도 다양한 사이트를 비교해서 더 저렴한 곳에서 구입하고, 고속도로에서도 10원이라도 가격이 낮은 주유소를 찾죠. 사람들은 그만큼 수치에 예민해요. 단순히 지역 축제를 기획한다고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그곳까지 가는 시간 비용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비교 분석하는 것이 요즘 사람들이라는 것을 얘기해주고 싶은 거죠.
지방 강의는 가능하면 거절하지 않습니다. 물론 데이터 상으로 봤을 때 가성비는 안 좋습니다. (웃음) 그럼에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이런 얘기를 들을 기회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에요. 사실 저의 한 번의 강의로 대단한 변화가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강연장에 50명이 있다고 해서 50명을 다 변화시키려고 하면 안 돼요. 그래서 다수가 만족할 수 있는 ‘좋은 말’을 하는 재미있는 강의를 하기보다는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쎈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강의를 통해 단 한 명만 바뀌면, 언젠가 그 사람으로 인해 새로운 변화가 시작될 것을 믿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간 도시와 각 기관에서 할 수 있는 얘기는 한 번이라도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는 우리가 몸으로 느끼는 무언가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는 물건을 살 때 가격을 비교합니다. 작은 생필품 하나부터 고가의 전자제품, 집값 땅값까지요. 그것을 내 일에, 내 사업, 내 지역 정책에 반영하면 데이터 경제가 됩니다.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생산성이 높아지고 새로운 서비스와 일자리가 생깁니다. 이미 우리 사회는 디지털화가 충분히 되어 있어서, 축적된 데이터를 왜곡된 필터 없이 온전히 보는 훈련만 해도 충분합니다. 나의 주관적 경험과 사회적 관념을 내려놓고 데이터를 온전히 바라보는 것이 데이터 경제의 출발입니다.
데이터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앞선 경험들이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엄청난 시간과 비용,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거죠. 데이터를 따르면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고는 얘기할 수 없습니다. 성공에는 운도 따라야 하고 여러 가지 요인이 적용하니까요. 하지만 실패는 피해 갈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통해 문제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에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자하면 남다른 성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저작권 문제는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제 책을 펼쳐보면 저 역시 부끄러운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할 때 더 신경을 쓰고 있고요.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한다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면 되는데, 아직 그런 의식도 제도적 장치도 부족합니다.
무수히 많은 데이터 중 양질의 데이터를 찾아내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 역시 저작권의 일부라고 생각하는데요. 강연 내용 역시 기존의 정보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성됩니다. 어떤 강연이라도 새로운 내용이 10%를 넘기는 어려워요. 그런데 기존의 정보와 데이터를 분석하고 선택하여 A-B-C로 구성한 내용을 C-A-B로 바꿔서 사용하는 데에는 어떤 비용도 지불하지 않아요. 데이터 활용에 대한 의식의 변화와 함께 제도적 변화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스로 꿈을 이뤘다고 생각하는 CEO가 “그 길에서 ‘꿈의실현’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 준다면 참 좋을 듯 합니다. 그런 CEO가 300명 정도는 됐으면 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에요. 솔직히 저는 성공에 대해 말해줄 자신은 없어요. 제 인생도 아직 성공이라는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무너지지 않게 해주는 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들의 경험이 또 다른 데이터가 되어 또 다른 누군가가 꿈을 실현하는 데 든든한 디딤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