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e 지역 ②
경상남도가 ‘예산 0원·공무원 100% 자체 개발’이라는 전례 없는 방식으로 디지털 행정혁신의 새 역사를 썼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공무원이 직접 AI·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도입한 결과, 출장 증빙·동향 수집·담당자 검색·사진 전송·구내식당 혼잡도 안내 등 5개 이상의 실용 서비스를 단기간에 개발해 전 부서로 확산시켰다. 소규모 현안과 반복 업무를 빠르게 해결하면서 내부 기술 역량까지 키운 이번 사례는 공공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 혁신 모델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에 지난 9월 지역정보화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디지털 전환이 급속히 진행되는 행정 환경에서, 경상남도는 기존의 경직된 정보화 개발 방식으로는 현장의 요구를 신속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안정성과 절차 중심으로 운영돼 온 기존 개발 체계는 대규모 정보화 사업에는 적합했지만, 일상 업무에서 발생하는 소규모 개선 요구나 긴급 문제는 1년 이상 지연되는 등 대응 속도는 다소 더딘 감이 있었다. 게다가, 인공지능·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행정 수요가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술을 시험·도입하기까지 따르는 제약이 혁신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경상남도는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공무원이 직접 기술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외부 용역이나 신규 예산 없이 공무원이 기획·설계·개발·운영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공무원 자체 개발’ 모델을 추진한 것이다.
이 모델은 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넘어 웹 스크랩, 영상 인식, 자연어 처리 등 AI 기반 기술을 행정 프로세스에 직접 적용함으로써 지능형 디지털 행정 전환 기반을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아울러, “누구나 아이디어를 내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경험을 조직 전반에 확산시키며 실용적 혁신과 자율적 문제 해결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포부도 있었다.
이를 위해 경남도는 ▲불용장비 재활용과 오픈소스 기반 개발을 원칙으로 한 제로 예산(Zero-Budget) 전략, ▲기획·설계·테스트·운영까지 전 과정을 현업 직원이 주도하는 현장 중심(Field-Driven) 방식을 핵심 추진원칙으로 도입했다. 이러한 접근은 현장 적합성을 높이고 공무원의 기술 역량을 조직 내부에 내재화하며, 새로운 문제 해결 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경상남도의 이번 우수사례는 ‘無예산, 공무원 자체 개발을 통한 AI 행정혁신 도전기’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현장의 아이디어로 직접 혁신을 만들어낸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추진 주체는 경상남도 정보통신담당관실로, 외부 용역이나 별도의 예산 투입 없이 담당 공무원이 직접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시스템의 기획·설계·개발·운영을 전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기존 절차 중심 개발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긴급 행정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새로운 모델이었다.
경상남도는 행정업무 효율화와 대민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 시급하게 필요했던 여러 기능을 묶어, 5개 이상의 정보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도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운영·보급했다. 대표 사례로는 ▲‘디지털 출장 증빙 서비스(요있다!)’, ▲‘개인 맞춤형 업무 동향 브리핑(어딨노?)’, ▲‘담당자 검색 서비스(누고?)’, ▲‘모바일 사진 전송 서비스(찰칵)’, ▲‘구내식당 밀집도 열람 서비스(언제가꼬?)’ 등이 있다.
기존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오프라인 출장 증빙 절차를 스마트폰 기반으로 디지털화해 직원 편의를 높이고, 투명하고 정확한 출장 관리로 행정 신뢰도와 청렴도를 향상시키는 서비스다. 스마트폰의 위치정보(GPS·WiFi·기지국)를 활용해 현재 위치와 시간을 즉시 증빙할 수 있으며, 모든 증빙 정보는 블록체인 기반 SHA256 알고리즘으로 암호화되어 위·변조를 원천 차단한다. 암호화된 정보를 바탕으로 고유 식별값을 담은 QR코드 형태의 디지털 증지가 자동 생성되고, 회계감사 등 검사 시 담당자가 QR코드를 스캔하기만 하면 즉시 진위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자가 차량 이용 시 번호판 촬영만으로 운행 사실이 디지털 증지에 함께 기록되어 보다 간편한 증빙이 가능하다.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직원 개인의 업무와 관련된 국내외 동향을 AI가 자동으로 수집·분류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3대의 웹 스크래핑 로봇이 중앙부처, 광역시도, 연구기관, 언론사 등 39개 이상의 사이트에서 보도자료·정책자료·연구보고서 등을 24시간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는 통합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뒤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맞춤형 브리핑 형태로 제공된다.
기관 간 협업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이지만 비효율적이었던 담당자 검색 절차를 혁신, 행정 효율성과 대민 서비스의 신속성을 높이는 서비스다. 검색 명령이 내려오면 병렬처리 검색 봇이 여러 기관 홈페이지에 동시에 접속해 빠르게 정보를 조회하며, 별도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지 않고 검색 시점마다 해당 기관 홈페이지를 실시간으로 조회하기 때문에 항상 최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 갱신 과정이 필요 없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출장·회의 등 현장 업무에서 개인 휴대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업무시스템으로 전송하는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해 행정 효율을 높이는 서비스다. 휴대폰에서 촬영한 사진을 버튼 한 번으로 업무관리시스템 내 개인 문서함으로 즉시 전송할 수 있으며, PC에서는 별도 다운로드 없이 ‘이미지복사’ 기능으로 바로 보고서에 붙여넣을 수 있다. 또한 촬영 직후 현장에서 메모를 함께 작성해 저장할 수 있고, 촬영 일시·위치 정보가 자동 기록되어 관리된다. 기존 갤러리 사진 업로드, 해상도별 다운로드 등 다양한 옵션도 제공해 활용성을 높였다.
직원들의 구내식당 이용 편의를 높이고, 대기 밀집도 완화를 통해 감염병을 예방하며 점심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서비스다. 식당 입구의 CCTV 영상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대기 인원을 파악하고, 그 결과를 일정 주기로 스냅샷 이미지 형태로 업무관리시스템에 제공함으로써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식사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영상은 후면 촬영, AI 모자이크 처리, 이미지 흐림(Blur), 내부망 사용, 즉시 삭제 등 5단계 보안 조치로 프라이버시를 철저히 보호한다. 또한 클릭 한 번으로 부서별 4부제 식사 시간 안내 기능도 함께 제공해 실질적인 편의성을 높였다.
현재는 민원 대응의 높은 심리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경상남도 대나무숲 AI 민원응대 시스템’ 개발에도 착수, 자연어 처리 기반 민원 핵심 요지 추출 및 감정완화형 응대 체계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경남도의 이러한 자체 개발 프로젝트는 소규모 현안과 반복 업무를 즉시 해결하는 동시에, 행정 내부에 기술 역량을 축적하는 새로운 혁신 모델로 자리 잡았다. 또한 공무원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직접 구현하는 모범 사례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경상남도의 ‘무예산·자체 개발’ 행정혁신은 정량적·정성적 측면에서 모두 큰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먼저 정량적 효과로는 직접 개발을 통해 막대한 시스템 구축 예산을 절감했으며, 동일 모델을 전 행정기관으로 확산할 경우 수백억 원 규모의 예산 절감도 기대된다. 또한 ‘요있다!’, ‘어딨노?’, ‘언제가꼬?’, ‘찰칵’, ‘누고?’ 등 5개 핵심 시스템이 실제 업무에 적용되면서 연간 약 5만 4천 시간의 업무시간 절감 효과가 추정된다.
예컨대 디지털 출장 증빙(요있다!)은 하루 400여 건의 증빙을 자동 처리해 연 2만 5천 시간, 개인맞춤 동향 브리핑(어딨노?)은 연 1만 시간, 구내식당 밀집도 안내는 5천 시간, 사진 전송 서비스(찰칵)는 1만 시간, 담당자 검색(누고?)은 연 4천 시간 절약 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되며, 이를 인건비로 환산하면 연간 약 5억 원 절감에 해당한다. 정성적 효과 또한 매우 크다. 동향 브리핑을 통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가 정착되고, 현업 수요를 즉시 해결하는 ‘수요자 중심 행정’이 자리 잡으면서 과거의 절차 중심 행정관행을 빠르게 전환시키고 있다.
출장 증빙·사진 전송 등 반복 업무가 자동화되며 직원들이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됐다. 아울러 “나의 아이디어가 실제 시스템으로 구현된다”는 성공 경험은 조직 전반에 혁신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공무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건강한 조직문화를 조성한다. 실제로 경남도의 사례는 언론을 통해 “예산도 없이 공무원들이 만들었다”는 내용으로 9개 이상의 주요 언론에 보도되며 공직사회 혁신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했고, 직원 만족도·사기도 높아지는 효과로 이어졌다.
이 모델은 예산이 부족한 지자체에서도 손쉽게 벤치마킹할 수 있는 확산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소스코드 공유와 무상 보급을 통해 전국적 확산이 가능한 구조다.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의 개발 패러다임 전환, 애자일 방식의 행정 적용, 조직 내부 디지털 역량 강화 등 파급효과도 매우 크며, 향후 개별 시스템을 통합해 ‘행정 앱스토어형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확장성까지 확보하고 있다.
경상남도의 ‘무예산·공무원 자체 개발’ 행정혁신 사례는 디지털정부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와 원칙을 지방정부 차원에서 선도적으로 실천한 대표적 모델이다. 중앙정부가 제시한 디지털정부 기본원칙 가운데 ‘일하는 방식 혁신’, ‘데이터 기반 정부’, ‘국민 중심 서비스 혁신’이라는 기조와 정확히 맞닿아 있으며, 공공부문 디지털 역량 강화와 협업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한다. 우선, 본 사례는 일하는 방식 혁신 측면에서 높은 정책 연계성을 갖는다. ‘어딨노?’와 같은 AI 행정지원 서비스는 공무원의 반복·검색 업무를 자동화해 업무 부담을 줄이고, ‘요있다!’, ‘찰칵’ 서비스는 종이 없는(paperless) 행정 환경을 구현함으로써 정부 효율화 정책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한다.
또한 각 서비스에서 수집·축적되는 데이터는 현안 분석과 정책 발굴을 위한 가치 높은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어,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행정 전환에도 기여한다. 특히 ‘누고?’ 서비스는 전국 기관에 흩어진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계해 데이터 칸막이를 해소한 사례로, 정부 간 협업을 강화하는 모델로 평가된다. 나아가 국민 중심의 서비스 혁신 측면에서도 파급력이 크다. ‘언제가꼬?’는 불편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해결하는 디지털 서비스의 좋은 예시로 대민 서비스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현재 연구 중인 ‘대나무숲 AI 민원 응대 시스템’은 국민의 의견을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새로운 참여형 소통 채널을 제시한다. 이처럼 경상남도의 혁신 모델은 중앙정부의 디지털정부 전략과 긴밀히 연계되며, 기술·조직·서비스 전 영역에서 디지털정부의 지향점을 실질적으로 구현한 모범사례라 할 수 있다.
경상남도의 ‘무예산·공무원 자체 개발’ 행정혁신은 단순한 기술 도입 사례가 아니라, 공공조직이 디지털 전환을 스스로 주도할 수 있음을 보여준 구조적 혁신 모델이다. 예산과 외부 용역에 의존하던 기존 관행을 넘어,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공무원이 직접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구현한 이번 실험은 공공서비스 개발 방식의 근본적 전환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경남도의 경험은 디지털 전환이 대규모 예산이나 전문 기업에 의존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조직 내부의 역량 강화와 개발 문화 혁신을 통해 누구나 실현할 수 있는 변화임을 보여준다. AI·데이터 기반의 행정혁신을 공무원 스스로 만든다는 발상의 전환은 행정의 속도와 민첩성을 크게 높였으며, 실제 업무 개선 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내부 혁신은 곧 정책 품질 향상과 대민 서비스 개선으로 연결되며, 공직사회 전반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경상남도의 사례는 이미 전국적 주목을 받았으며, 국무총리상 수상을 통해 그 혁신성을 공인받았다. 앞으로 이 모델이 다른 지방정부와 중앙부처로 확산될 경우, 대한민국 공공부문 전반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개별 서비스의 통합과 고도화를 통해 ‘행정 앱스토어’와 같은 새로운 공공 디지털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도 크다.
결국 경상남도가 보여준 혁신은 기술 자체의 성과를 넘어, 공공이 스스로 디지털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실험은 그 첫걸음이며, 앞으로의 디지털정부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