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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ID FOCUS

AI 에이전트, 인간 조력자로 나서다
재난·보건의 패러다임 변화,
위기 대응에서 예측 관리로

AI가 위험을 예측하고 대응을 보조하는 시대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재난안전정보 공동이용을 확대했으며, 지자체에서도 CCTV·기상·환경 데이터를 AI로 분석하는 지능형 관제·예측 체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이러한 흐름은 공공 분야를 넘어 의료 현장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10월 29일 자체 개발한 의료 AI 에이전트 플랫폼 ‘SNUH.AI(스누하이)’의 공식 오픈을 발표, 의료 AI의 운영 체계화를 알렸다. 이에, 한국지역정보개발원과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이 지난 7월 공동 개최한 ‘제3회 세미나’의 내용을 짚어본다.

  • 정리_편집실

AI 에이전트가 바꾸는 재난과 보건의 패러다임

기후 위기와 팬데믹을 거치며, 재난과 보건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현장은 더 이상 수동적 대응에 머물지 않는다. AI 에이전트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위험을 예측하며, 의료진과 구조 인력을 대신해 조치를 수행한다. 이처럼 AI 에이전트가 재난과 보건 현장의 새로운 조정자로 자리하는 가운데, 오민정 교수(한국교원대학교 독어교육과)의 사회로 지난 7월 열린 ‘2025 AI 에이전트와 지속가능성’의 제3회 세미나는 ‘AI 에이전트 시대, 재난과 보건’을 주제로 했다.

발표 1 기후위기시대 AI융합 재난관리 동향 및 전망

지역정보개발원과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번 세미나의 첫 발표는 강원대학교 김병식 교수(전자AI시스템 공학과)가 맡았다. 김 교수는 ‘기후위기시대 AI융합 재난관리 동향 및 전망’을 주제로, 인공지능(AI)이 재난 대응의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김 교수는 “재난은 더 이상 발생 후 대응의 문제가 아니라, 사전 예측과 예방의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는 말로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기후변화로 인한 침수·산불·가뭄 등 복합재난의 양상을 ‘지구의 인체 반응’으로 표현하며 “미세한 이상 신호를 간과하면 큰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유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예측 중심의 재난관리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특히 AI와 빅데이터, 센서, GIS 기술을 융합한 ‘AIoT 재난관리’ 개념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센서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된 실시간 데이터가 AI 분석과 결합할 경우 재난의 시간·장소·원인·대상·방식(5W1H)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대응의 속도와 효율성도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즉, AI는 더 이상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닌, 그 능력을 강화하는 결정 보조자(Decision Supporter)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또한 전 지구적 기후 시스템을 디지털로 모사해 재난을 예측하는 ‘4차원 디지털 트윈(Climate Digital Twin)’ 기술을 소개했다. 김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해당 기술은 지구의 기후를 가상환경에서 재현함으로써 언제, 어디서, 어떤 재난이 발생할지를 예측해 탄소배출량 관리와 재난 피해 저감에 직접적으로 연계되도록 한다.
그런가 하면 김 교수는 AI 기술이 가져올 재난관리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AI를 활용하면 기존 재난관리 체계의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서 “다양한 데이터를 연계할 수 있으면 이상기후에 보다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또한 “AI와 증강현실(AR) 기술이 결합되면 개인의 역량이 기존의 30% 수준에서 300%까지 확장될 수 있다”면서 “AI는 인간의 직업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재난 분석 역량을 강화하는 기회의 기술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기후 위기는 자연 현상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고 말한 김 교수는 “재난을 막는 ‘방제’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리스크를 줄이는 ‘관리(Management)’ 패러다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AI는 그 변화의 핵심 도구이자, 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실질적 해법이다”고 덧붙였다.

발표 2 초고령 사회와 AI 헬스케어 에이전트의 역할

두 번째 발표는 가톨릭대학교 백은미 연구교수(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가 진행했다. 백 교수는 ‘AI 에이전트 시대, 초고령 사회의 건강 관리 혁신’을 주제로, “기술의 중심은 사람이며, 인공지능은 인간의 건강을 지키는 조력자이자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먼저 의료·보건 분야의 기술 혁신 현황을 소개하며, “주사 없는 주사기, 혈당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스마트워치, 수면을 모니터링하는 AI 거울, 돌봄 로봇 등 이미 일상속에서 인간의 건강을 관리하는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만성질환 관리와 의료 접근성 격차, 장기요양 부담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AI 에이전트는 이런 한계를 보완할 새로운 돌봄 인프라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백 교수는 또한 ▲도시·농촌 간 의료 접근성 불균형 ▲자율적 건강관리의 한계 ▲장기요양 부담의 증가를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의 3대 과제로 꼽았다. 특히 “농촌의 고령자는 병원에 가는 데 평균 30분 이상이 걸리며,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 이상이 건강 앱이나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면서 “지자체가 추진하는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과 같은 지역 기반 디지털 헬스 서비스가 고령층의 건강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AI·IoT·로봇·웨어러블 기술이 결합된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소개하며 “AI는 진단 보조, 증상 상담, 감정 인식 등 의료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고, 웨어러블 기기는 수면·심박수·운동량을 실시간으로 기록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IoT 기반의 스마트 약통이나 체온계, 혈당계가 데이터를 자동 전송하고, 돌봄 로봇은 정서 교류와 약 복용·식사 알림을 돕는다는 것이 백 교수의 설명. 결국 백 교수는 이러한 기술들이 치료 중심에서 예측과 예방 중심으로 건강 관리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키고 있다고 봤다.
백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AI 헬스케어 에이전트는 이미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정서와 건강을 함께 돌보는 디지털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면 ▲AI 간호사 ‘몰리(Molly)’1) ▲음성 패턴으로 우울증을 감지하는 ‘킨츠키(Kintsugi)’2) ▲감정 교류용 AI 친구 ‘레플리카(Replika)’3) ▲노인을 위한 반려 로봇 ‘제니(Jenny)’4)와 ‘엘리큐(ElliQ)’5) ▲독일의 간병 로봇 ‘가미(Garmi)’6)등이다. 국내 사례로는 통신사와 지자체가 협력한 ‘누구 케어콜’, 경기도·아산시의 AI 돌봄로봇 보급 사업, 전남의 ‘AI 반려견 프로젝트’ 등을 소개했다.
그러나 백 교수는 “이러한 사업들이 고령층의 고립을 완화하고, 복지 현장의 인력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면서도 “기술의 지속성 확보를 위해선 콘텐츠 업데이트, 사용자 피드백 반영, 지속적 관리 체계 구축이 필수다”라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마지막으로 “AI와 로봇이 사람의 일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역할과 직업을 만들어내는 변화의 촉진자가 되어야 한다”면서 “지자체 차원의 디지털 포용 교육, 데이터 신뢰성 제고, 맞춤형 건강관리 시스템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1) 미국에서 개발된 AI 기반 가상 간호사 앱. 사용자의 증상을 확인하고 건강 조언을 제공하며, 필요 시 의사와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개인 맞춤형 문진과 원격 진료 연계를 지원한다.
2) 음성 분석 기반 정신건강 AI 솔루션. 사용자의 발화 패턴을 분석해 우울·불안 등 정서 상태를 감지한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 정신건강 콜센터, 보험사 회원 관리 등에서 활용된다.
3) 감정 교류형 AI 친구 앱. 대화를 통해 사용자의 불안·우울을 완화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높이는 자가 돌봄(self-care) 도구로 사용된다.
4) 미국에서 개발된 감정 교류 로봇 반려동물. 표정과 음성에 반응하며 상호작용을 통해 고령층·독거노인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다.
5) 고정형 소셜 로봇+태블릿 세트. 체조·요가 등 일상 활동을 제안하고 약 복용 알림, 대화형 일상 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노인층의 사회적 고립 완화에 초점을 맞춘다.
6) 독일 뮌헨공대 로봇지능연구소가 개발한 의료 보조 로봇. 병원·요양시설·가정에서 환자 진단, 건강 모니터링, 식사 및 음료 제공 등 돌봄 지원 서비스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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