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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로운 행정

상시 대기에서 AI 대응으로
당직 체계를 바꾸는
‘당직봇’의 등장

딥러닝 등 학습이 가능해진 인공지능(AI) 기술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행정 영역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던 행정 수요를 보완하고, 응급 상황에 놓인 사람을 신속히 찾아내는 일까지 가능해졌다. 이러한 흐름은 상시 대기 중심으로 운영되던 기존 행정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원격 대응과 자동화 체계가 자리 잡으면서, 당직 업무 역시 점차 축소되거나 AI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 글_편집실

사람에서 시스템으로, 당직의 재설계

로봇은 행정에 ‘도입된’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스며 들었다’. 초기에는 민원 안내를 돕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AI 기술과 결합하면서 이제 로봇은 행정의 일부 업무를 수행하고, 나아가 행정 운영의 기반을 이루는 인프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주목받는 사례가 바로 ‘당직봇’이다. 행정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유지돼 온 당직 업무에 AI와 자동화 기술이 결합되면서, 로봇의 역할이 이제 야간과 휴일의 공적 대응 영역으로까지 확장된 것이다. 당직봇이란 ‘AI와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야간과 휴일에 발생하는 민원과 이상 상황을 감지하고 1차 대응을 수행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단순 문의 응답부터 상황 인지와 알림, 필요 시 담당자 연결까지 수행하며 기존 당직 근무의 일부 역할을 기술로 대체하는 구조다.
당직봇은 공무원 근무 환경 개선과 업무 부담 완화라는 정책적 요구 속에서 등장했다. 그간 당직 제도는 야간과 휴일에도 공무원이 상시 대기하며 긴급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지만, 사실은 업무 효율성 대비 피로도와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관련 정책 발표와 언론 보도에서도 당직 근무의 비효율성과 근무 부담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원격 대응과 자동화가 가능해지면서, 기존과 같은 인력 중심의 당직 운영 방식을 유지할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인식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정부는 비효율적인 당직 체계를 개편하고, AI 기반 대응 시스템을 도입해 공무원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당직의 변화, 제도에서 현장으로

당직 제도의 변화는 실제 제도 개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2025년 「국가공무원 복무규칙」 개정안을 통해 당직제도의 전면 개편을 추진하며, 재택당직 확대와 통합당직 운영, 상황실 중심 대응 체계 도입 등을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는 변화한 행정 환경에 부합하지 않는 기존 제도를 개선하고, 공무원의 근무 여건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 같은 흐름은 현장에서도 구체적인 운영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광주광역시는 ‘당지기’라는 이름의 AI 기반 당직 시스템을 도입, 야간과 휴일 민원 대응 방식에 변화를 가져왔다. 즉, 민원 전화를 AI가 먼저 응대해 내용을 파악하고, 필요 시 담당자에게 연결하는 구조다. 단순 반복 문의는 자동으로 처리하고, 긴급하거나 판단이 필요한 사안만 사람에게 전달하면서 당직 업무의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음성 인식과 자연어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민원 내용을 기록·전달하는 기능이 결합되며, 기존 당직 업무의 ‘연결·전달’ 기능도 한층 체계화됐다.
강원특별자치도 역시 생성형 AI 기반 ‘AI 당직원’을 도입해 야간 민원 대응에 활용하고 있다. 민원인이 전화를 걸면 AI가 내용을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대화형으로 응답하며, 통화 내용은 자동으로 기록·요약돼 담당 부서로 전달된다.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일관된 대응과 함께 반복 민원 처리의 효율을 높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초지자체에서의 사례도 있다. 올해 초 ‘AI 당직봇’을 도입한 춘천시는 지난 4월부터 야간·휴일의 민원 대응을 자동화했다. 불법 주정차, 생활 민원, 시설물 신고 등 반복되는 문의를 AI가 1차로 처리하고, 긴급 상황만 공무원에게 연결하는 구조다. 동시에 여러 통화를 처리할 수 있어 대기시간을 줄이고, 민원 내용은 실시간으로 기록돼 이후 대응까지 이어지도록 했다.

이제, 기준을 물을 시간

기술은 인간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꿨고, 이제 행정의 방식까지 재편하고 있다. 상시 대기와 인력 중심으로 유지돼 온 당직 체계 역시 그 변화의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다. 당직봇은 단순한 자동화 도구를 넘어, 행정이 시간을 다루는 방식을 재구성하는 새로운 시도로 볼 수 있다. 야간과 휴일이라는 ‘행정의 공백’을 기술로 메우는 방식이 현실화되면서, 당직의 의미 역시 달라지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이러한 모습은 한때 ‘상상’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1980년대 드라마 ‘전격 Z 작전’ 속 인공지능 자동차 ‘키트(KITT)’는 스스로 판단하고 인간과 대화하며 위기를 해결하는 존재로 그려졌고, 이는 당시 강렬한 미래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 상상은 더 이상 이야기 속에 머물지 않는다. 인간의 역할을 보조하고 일부를 대신하는 시스템은 이미 행정의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기술의 도입 여부가 아니다. 어디까지 맡길 것인가, 그리고 그 판단과 결과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다. ‘당직봇’은 그 질문을 가장 앞선 자리에서 던지고 있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삶 속 로봇

#1960년대 기계에서 시작해
산업 현장에서 반복 작업을 대신하는 기계로 처음 등장했다. 자동차 공장 등에서 용접과 조립을 수행하며 인간의 노동을 보조하는 ‘공장의 일손’으로 자리 잡았다.

#1990~2000년대 일상에 스며들고
공항과 병원, 상업시설 등에서 안내와 청소를 맡는 서비스 로봇이 등장했다. 로봇청소기와 같은 제품이 보급되며, 로봇은 점차 일상 공간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2010년대 생활을 함께하며
가정과 도시 곳곳에서 편의를 돕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배달과 안내, 시설 관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생활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2020년대~현재 행정 업무를 나누다
AI 기술과 결합한 로봇은 민원 응대와 안전 관제 등 공공 영역으로 역할을 확장했다. 행정의 공백을 보완하며, 일부 업무를 함께 수행하는 ‘행정의 동료’로 기능하고 있다.

참고자료

⦁ 임철영, 「국가공무원 당직제도 전면 개편… 재택당직 대폭 확대」, 아시아경제, 2025.11.24.
⦁ 오명숙, 「광주시, AI ‘당지기’ 도입으로 민원 처리 효율 대폭 향상」, 뉴스메이커, 2025.3.19.
⦁ 김진아, 「반복되는 생활민원, AI가 24시간 상담해 드립니다」, 전주일보, 2026.4.1.
⦁ 이상호, 「강원, 첫 ‘AI 당직원’ 도입… “진화할수록 민원 처리능력 향상”」, 하이테크정보, 2025.8.13.
⦁ 한귀섭, 「춘천시, AI기술 행정에 도입…4~6월 AI당직봇 시범운영」, 뉴스 1, 20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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