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특정 산업에 국한된 기술이 아니다. 행정과 정책, 도시 운영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지방정부의 일하는 방식과 시민과의 소통 구조까지 바꾸고 있다. 효율성과 책임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지방정부에게 AI는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로 작용한다. 이 글에서는 미국과 캐나다 지방정부의 사례를 통해, 인공지능이 내부 업무 효율화부터 대민 서비스, 의사결정 지원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인공지능에 대한 합의된 정의는 없지만, 이 글에서는 인공지능을 인간의 인지, 행태, 의사결정을 모방하는 일련의 기술로 폭 넓게 정의하고자 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인공지능이 하나의 단일 기술은 아니지만 데이터를 학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학문 분야로서 인공지능은 일반적으로 인간의 지능이 필요하거나 인간이 분석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큰 데이터를 다루는 상황에서, 추론하고 학습하며 행동할 수 있는 컴퓨터와 기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을 둘러싼 논쟁은 다양하다. 인공지능이 개인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부정적인 효과에 관한 논쟁부터 각 개별 국가나 국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고 미칠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인터넷, 모바일 기술 같은 선도적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해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급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염려와 기대가 동시에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다. 대표적인 인공지능의 위험으로는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인공지능의 일자리 대체, 국가경쟁력의 양극화 심화, 현 교육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도전과 변화 요구 등 향후에 미치는 혹은 지금 당장 현실로 나타나는 부정적인 영향을 염려하는 정당한 목소리가 있다. 반면에 인공지능이 가져오고 있는 혹은 앞으로 가져올 기회로는 생산성의 급격한 향상, 새로운 기회 창출 등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기도 하다. 이러한 거대한 인공지능의 파도를 직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정부조직도 예외는 아니다.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미래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항상 자원의 제약 속에서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효율적이면서 책임성 있게 정책을 집행하고 조직을 운영하고 공공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지방정부에게 인공지능의 등장과 확산은 새로운 도전이면서 기회이기도 하다. 이 에세이에서는 미국의 지방정부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내부 업무의 효율성을 증진하고 대민 서비스와 커뮤니케이션을 향상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내부 업무 지원
업무용 혹은 주거용 건축 인허가는 한국 지방정부의 핵심적인 업무 중에 하나이다. 미국의 많은 도시 정부들은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주택 공급을 확대하며, 시민에 대한 대응 시간을 단축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규정 준수와 시민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인허가 업무를 현대화하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시는 불름버그 도시 연구 센터 (Bloomberg Center for Cities) 와 협업하여, 건축 허가 신청의 초기 단계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도시 규정, 건축 코드, 용도지역 규제 준수 여부를 자동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 결과, 허가 처리 시간이 60% 감소했다. 또한 로스앤젤레스 시 도시계획국은 토지 이용 규정과 용도지역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여, 허가 심사 과정에서 사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를 선제적으로 식별하고 있다(National League of Cities, 2025). 도시 정부들은 더 나은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인허가 과정에 인공지능과 지리정보시스템을 통합하고 있다. 하와이 호놀룰루 시·카운티 정부는 주거용 허가 신청, 검사, 집행, 토지 관리 도구를 온라인 포털과 모바일 앱에 통합하여, 시민들이 신청 과정을 보다 쉽게 진행하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주거용 허가 처리 시간은 70% 감소하였다(National League of Cities, 2025).
대민 서비스와 시민참여 향상
챗봇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대표적인 대민 응용서비스일것이다. 특히 미국의 일부 지방정부는 챗봇을 활용하여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시민들에게 실시간 통역/번역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정부와 시민간에 커뮤니케이션을 좀 더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예: 미시건주 앤하버 시의 ‘Ask Ann’ 챗봇). 일반적인 민원서비스뿐만 아니라 비응급서비스를 제공하는 311서비스도(이주호, 2022) 이런 챗봇을 활용하여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시민들이 비응급서비스 요청을 할 때 정확하고 자세하게 시정부에게 비응급서비스 요청을 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 그림 1 | 3개 언어가 지원되는 캘리포니아주 샌호세시 311 서비스
Source: https://311.sanjoseca.gov/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 샌호세 시의 경우 Google AutoML 번역시스템을 도입하여 그림 1에서 보듯이 311서비스에 영어 뿐만 아니라 베트남어 스페인어 서비스를 제공하여 시민들은 베트남어나 스페인어로 311 민원을 접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번역시스템은 베트남어나 스페인어의 민원접수를 영어로 번역해 담당자에게 전달하고, 담당자의 영어 답변은 다시 시민의 언어로 번역되어 제공되고 있다(City of San Jose, n.d.). 콜로라도주 덴버 시의 Sunny라는 인공지능 기반 챗봇을 통해 시민들에게 시 정부의 서비스와 정보를 연중 무휴로 24시간 제공하고 있고 72개이상의 언어를 지원하여 다양한 배경을 가진 시민들이 자신의 모국어로 시 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 Sunny의 특성 중에 하나는 쓰레기 수거 일정 같은 일반 공공서비스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도로 파손, 유기 차량과 같은 비응급서비스를 신고할 수 있는 311시스템과 연동되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 그림 2 | 콜로라도주 덴버시의 Sunny 서비스: 챗봇과 311서비스의 연계
Source: https://www.denvergov.org/Government/Agencies-Departments-Offices/Agencies-Departments-Offices-Directory/Technology-Services/News/Meet-Sunny
워싱턴 DC는 이러한 챗봇 서비스를 좀더 정교하게 확대하여 오픈데이터 포털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2024년 부터 워싱턴 D.C.는 인공지능 오픈 데이터 챗봇인 DC 컴파스(DC Compass)를 제공하고 이를 공공 데이터 포털(Open Data DC)에 접목하여 시민들이 도시 정보를 소비하는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꾼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1,400개 이상의 복잡한 공공 데이터셋을 일일이 분석할 필요 없이, 시민들이 일상적인 언어로 질문하면 DC컴파스가 즉시 범죄 통계, 주택 가격, 인프라 현황 등을 찾아 답변해준다(Edinger, 2024). 2026년 업데이트를 통해 이 플랫폼은 텍스트 답변을 넘어 데이터 시각화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이제 사용자의 질문에 맞춰 실시간으로 지도나 차트를 생성하여 정보를 훨씬 직관적으로 전달하며, 교육과 보건 등 데이터 업데이트 주기를 단축해 정보의 최신성을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모든 답변의 근거가 되는 원본 데이터의 출처를 명확히 밝힘으로써 AI의 고질적인 문제인 정보 오류(환각 현상)를 방지하고 행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등 기술적 장벽을 허물어 시민 누구나 도시 운영에 필요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돕는 디지털 민주주의의 핵심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의사결정 지원
인공지능은 일부 지방정부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데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한 인프라 데이터 분석과 관리 사례를 우선 소개하고자 한다. 2020년 아리조나주 투산 시 정부의 상수도 사업부서(Department of Water Resources)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업체인 VODA.ai와 협업하여 수도관 파손 패턴을 분석하여 파손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점을 예측하였다. 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4,600마일 이상의 수도관 파손 패턴을 분석하여 위험 점수에 기반한 우선순위 지정을 하여 인공지능을 의사결정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Edinger, 2021). 최근의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완료된 대대적인 누수 탐지 프로그램 덕분에 AI 시스템에 입력되는 데이터의 정확도가 크게 개선되었고 가시적인 성과로 연간 물 손실률(Water loss)이 기존 9.11%에서 8.17%로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지표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Tucson Water & Arizona Department of Water Resources, 2023).
또 다른 사례로 테네시주 멤피스시는 팟홀(Pothole)과 방치된 건물과 같은 도시 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였다. 팟홀을 처리하기 위해서 기존에는 311 시스템 같은 주민참여에 의존해 문제를 파악했지만, 주민들의 신고율이 낮아 많은 팟홀과 관리가 필요한 지역이 방치되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멤피스시는 Google Cloud와 협력하여 머신러닝 기반의 개념증명(Proof Of Concept)을 개발하고, 버스 같은 대중 교통과 시의 단속 차량에서 수집한 영상 데이터를 활용해 팟홀과 시설 상태를 자동으로 식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그림 3) (Quinlan, 2024). 이 시스템은 영상 데이터뿐만 아니라 도로 포장 정보, 위치 데이터(ArcGIS 및 Google Maps), 재산 및 세금 기록, 그리고 311 신고 데이터를 결합하여 보다 정밀한 분석을 가능하게 했다.
| 그림 3 | 멤피스 시의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단속차량과 팟홀
그 결과, 멤피스시는 3개월 만에 800개 이상의 팟홀을 수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기존보다 75% 더 많은 팟홀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 인공지능 시스템은 90~96% 이상의 높은 정확도로 팟홀을 식별하며, 기존 방식보다 약 75% 더 많은 문제를 발견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연간 약 6만 3천 개의 포트홀을 수리하고, 차량 손상과 관련된 도시 보상 비용을 연간 약 1만~2만 달러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었다(Fourrage, 2025).
또한 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은 모델은 방치된 건물 문제에도 적용되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도시 관리와 사회 서비스 제공을 지원하였다. 이러한 사례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선도적이고 체계적인 도시 서비스 관리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 City of San José. (n.d.). AI reviews and algorithm register.
https://www.sanjoseca.gov/your-government/departments-offices/information-technology/digital-privacy/ai-reviews-algorithm-register
• Edinger, J. (2024, March 26). New Washington, D.C., tool uses generative AI to make data accessible. Government Technology.
https://www.govtech.com/artificial-intelligence/new-washington-d-c-tool-uses-generative-ai-to-make-data-accessible
• Fourrage, L. (2025, August 23). How AI is helping government companies in Memphis cut costs and improve efficiency. Nucamp.
https://www.nucamp.co/blog/coding-bootcamp-memphis-tn-government-how-ai-is-helping-government-companies-in-memphis-cut-costs-and-improve-efficiency
• 이주호. (2022). 정부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311 서비스를 중심으로, 지역정보화, 133 (36-41).
• National League of Cities. (2025, July 31). Use AI to transform city operations.
https://www.nlc.org/article/2025/07/31/use-ai-to-transform-city-operations/
• https://www.azwater.gov/sites/default/files/2025-10/20231227_AnnualMonitoringReport_Redacted.pdf
• Quinlan, K. (2024, December 24). Memphis piloting AI video tech equipped on city trucks to find, fix infrastructure issues. StateScoop.
https://statescoop.com/memphis-ai-video-tech-equipped-city-trucks-fix-infrastructure-issu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