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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가 행정 현장에 빠른 속도로 스며들면서, 담당 공무원들의 변화에 대한 기대와 부담도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지난 6월 24일 킨텍스에서 열린 ‘지방정부 AI 혁신사례 공유 네트워크 포럼’은 거창한 AI 플랫폼보다 공무원들이 업무 현장에서 겪는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데서 공공 AX(Artificial Intelligence Transformation)가 시작된다는 점을 보여줬다.
개회사 중인 행정안전부 배일권 국장
환영사 중인 한국지역정보개발원 김석진 부원
한국지역정보개발원 한재복 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행정안전부 배일권 국장의 개회사와 한국지역정보개발원 김석진 부원장의 환영사로 막을 올렸다.
첫 번째 발표에 나선 서울 광진구청 류승인 주무관은 ‘지방행정 AX는 어디서 시작되는가’를 주제로 현장 중심의 AI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AI 혁신은 거창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공무원이 업무 현장에서 겪는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데서 출발한다”며 직접 개발한 AI 도구들을 시연했다.
류 주무관은 먼저 ‘AI 개발에 뛰어든 계기’에 대해 “생성형 AI가 존재하지 않는 법령을 사실처럼 제시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동료의 ‘주무관님, 이런 법 없다는데요?’라는 한마디를 계기로 생성형 AI의 한계를 연구하기 시작했다”면서 “AI가 그럴듯한 답변을 제시하는 것보다 정확한 근거를 검증하는 구조가 더욱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부연했다. 이에 류 주무관이 직접 개발해 업무에 적용한 프로그램은 법령 원문과 조문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Korean Law MCP’, 반복되는 공문서 작성을 자동화하는 ‘Kordoc’, 파일명이 아닌 문서 내용으로 필요한 자료를 찾는 ‘Anything/Docufinder’ 등이다.
류 주무관은 발표를 통해 “이러한 도구들이 단순히 업무 시간을 줄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정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AI는 확률적으로 가장 그럴듯한 답을 생성한다”면서 “법령 검토나 행정 문서 작성에서는 출처와 원문, 근거를 함께 확인할 수 있는 검증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이 몰린 이날 포럼장은 AI 행정에 대한 관심을 실감하는 자리였다.
관계자 및 발표자들의 기념촬영
이어 남양주시청이 예산 없이 자체 구축한 생성형 AI 행정지원 시스템을 소개했다. 발표에 나선 양준호 주무관은 “남양주시는 올해 AI 전담부서를 신설했다”면서 “상용 솔루션이나 외주 개발 대신 공무원이 직접 AI를 활용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주무관에 따르면, 남양주시 AI 시스템은 챗GPT와 제미나이 기반 대화형 AI를 비롯해 보고서와 PPT 자동 작성, 이미지 생성, 문서 검색, 맞춤형 챗봇 등 행정 업무에 필요한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했다. 또한 생성형 AI의 환각(Hallucination)을 줄이기 위해 내부 문서를 기반으로 답변하는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를 적용했으며, 남양주시 표준 양식(HWPX)에 맞춘 공문과 보고서를 자동 작성하는 기능도 구현했다. 아울러, 외부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고 내부 서버에 AI 시스템을 구축해 보안성을 확보했으며, 민감정보 유출을 차단하는 AI 기반 DLP(Data Loss Prevention) 솔루션을 자체 개발하기도 했다.
남양주시 양준호 주무관
양 주무관은 이날 “AI 코딩 기술의 발전으로 중요한 것은 프로그래밍 능력보다 행정 현장을 이해하고 필요한 기능을 설계하는 역량이다”면서 “남양주시는 앞으로 생성형 AI를 넘어 사용자를 대신해 여러 업무를 연속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기능까지 확대해 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세 번째 발표에 나선 양산시는 ‘온프레미스 AI 메모마인드 구축 및 행정혁신 사례’를 소개하며 생성형 AI를 조직의 지식자산을 축적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오대웅 주무관은 먼저 “AI 전환의 핵심은 내부 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하는 것이다”고 말한 뒤 양산시의 ‘지방정부 현실에 맞는 AI 활용 모델’을 설명해 나갔다.
오 주무관은 “양산시는 잦은 순환보직과 형식적인 업무 인수인계로 발생하는 행정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지식관리 시스템 ‘메모마인드(MemoMind)’를 자체 개발했다”면서 “직원들이 업무 과정에서 축적한 메모와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면 AI가 이를 기반으로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이다”고 밝혔다. 이어, “후임자가 AI에게 업무 절차와 추진 경과를 질의하며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면서 “전임자를 찾아 묻지 않아도 업무를 이어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 PC 저장 구조를 적용해 보안성을 확보했다”고 전한 뒤, “조직 개편이나 업무 변경 시에도 데이터를 손쉽게 이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산시 오대웅 주무관
아울러 양산시는 노후 서버를 재활용해 자체 AI 서버를 구축하고 최신 경량 언어모델을 적용해 별도의 대규모 예산 없이 내부망 기반 AI 서비스를 구현했다. 오 주무관은 이에 대해 “중요한 것은 고가의 장비가 아니라 행정 현장을 이해하고 AI를 업무에 맞게 설계하는 것이다”면서 “AI는 일회성 기술 도입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를 바꾸는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이 AI 행정 혁신 사례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마지막 발표에서는 광주광역시의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사례가 소개됐다.
발표에 나선 황주미 주무관은 “행정혁신은 실무자의 작은 불편을 해결하려는 시도에서 시작된다”고 말한 뒤, AI 전문교육을 통해 생성형 AI와 웹앱 개발을 익히고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한 경험을 공유했다.
황 주무관은 대표 사례로 출장 정보를 입력하면 여비 정산서를 자동으로 작성해 PDF로 생성하고, 회계 시스템인 e호조 입력까지 자동화하는 프로그램인 ‘여비몬’을 소개했다. 이는 반복적인 입력 업무를 줄여 행정 처리 시간을 크게 단축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부서별 유동인구와 소비 데이터를 분석하는 AI 프롬프트도 시연했다. 황 주무관은 “자료 수집과 검증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기존과 달리, AI 프롬프트를 활용하면 데이터와 분석 조건만 입력해도 보고서까지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면서 “덕분에 각 부서가 필요한 분석을 직접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AI를 어렵게 생각하기보다 업무에서 반복되고 불편한 일을 먼저 찾아 해결 방법을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면서 “행정 AX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직원 교육뿐 아니라 관리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공공 AX를 위한 기업의 전략이 소개되기도 했다. 삼성SDS 컨설팅팀의 이원장 그룹장은 “AI를 단순한 업무 지원 도구가 아닌 행정 운영의 핵심 엔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통합과 공공 맞춤형 AI 인프라, 보안 체계, AI 에이전트 기반 플랫폼, 조직문화 변화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말한 뒤 “앞으로는 AI 도입을 넘어 행정 전반을 아우르는 ‘AI Native 정부’로의 전환이 공공 AX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