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블록체인은 유통 과정의 신뢰를 확보해 준다.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들을 블록체인에 기록해 두면 제품의 원산지, 배송 과정, 보관 상태를 비롯한 정보들을 추적할 수 있어 제품의 안전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또 블록체인 기술이 진품 여부 확인, 유통 이력 추전과 상호 모니터링에 활용되면 식품과 의약품을 안전하게 유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둘째, 블록체인은 중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유통 산업의 경제적인 측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블록체인 기술만 있다면 중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거대 플랫폼 없이도 거래가 가능하다. 글로벌 이커머스 대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력 추적이나 부가 수입원 같은 보완재로만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기존의 플랫폼 거래 수수료 구조를 건드릴 경우 핵심 매출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신생 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거래 수수료를 아예 없애거나 낮추는 등 중개 비용 절감을 전면에 내세우는 편이다. 파격적인 유인 요소를 통해 이용자를 모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의 이커머스 산업 구도에 변화를 주는 충격 요인으로 작용할지, 글로벌 대기업들의 지배력이 오히려 더욱 공고해지는 도구로 활용될지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셋째, 블록체인은 기록을 유지시켜 준다. 정보 기록의 유지와 업체이트의 신속성이 중요한 거래에서 특히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인 분야가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사
기가 일어날 수 있는 부동산이나 중고품 거래 시장이다. 블록체인 기록을 통해 이력을 추적하면 현재의 소유권 상태와 거래내역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고, 관리 비용이나 검증 수수료를 내지 않고도 사기를 방지할 수 있다. 허위 매물 등록이나 거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증 과정도 간소화되고, 소유권 이전 비용의 절감도 가능해진다.
넷째, 블록체인은 윤리적인 소비와 지속 가능한 생산, 환경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앞으로 기업과 소비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질 것이다. 책임 있는 소비를 위한 수단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현재도 부도덕한 방식으로 채굴되는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유통을 방지하고, IT와 전기차 산업의 핵심 광물 코발트 채굴 노동에 아이들이 착취되지 않도록 블록체인이 경계병 역할을 하고 있다.
다섯째, 블록체인 기술이 산업 성장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 중고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신뢰가 형성되면 중고품 구매자가 전보다 늘어나 시장의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 글로벌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거래가 활성화되고 산업화될 수 있다. 또한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재산권이 블록체인 기록 작업을 통해 경제학자 데 소토가 이야기하는 ‘죽은 자산의 살아 있는 자본으로의 전환’이 일어난다면 세계 경제의 성장도 촉진될 전망이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이 유통 분야에 적용되더라도 잠재적인 한계는 존재한다. 유형 자산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최초 1마일’ 문제가 대표적이다. 유통 과정에는 블록체인에 기록이 제대로 남더라도 블록체인이 사람과 접촉하는 지점에서는 허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의 입력 상황에서 오류가 생기거나 신뢰의 문제가 생긴다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결국 정보의 디지털 블록체인 입력 과정에서 정보 입력자에 대한 감시와 관리가 중요하며, 이는 IoT기술과의 연계를 통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