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공통 핵심기술을 적용하고 검증할 수 있는 최적의 테스터베드 드론은 항공, 통신, 센서, 소프트웨어 기술의 집합체다. 이를 증명하듯 드론은 오늘날 고공 영상, 사진 촬영과 배달, 기상정보 수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급속도로 진행 중인 농촌의 ‘인구 고령화’ 및 ‘노동력 감소’ 문제를 해결할 가장 적합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 또한 단연 드론이다.
이번 ‘트렌드 리뷰’에서는 드론의 유래 및 쓰임에 대해 살펴본다.
드론의 정식 명칭은 ‘무인 항공기(UAV, Unmanned Aerial Vehicle)’로, 사람이 타지 않고 무선 전파를 이용해 원격으로 조종하는 ‘무인 이동체’를 뜻한다. 다만 ‘드론(Drone)’이라는 이름은, 그 움직이는 소리가 마치 ‘벌이 윙윙거리는(drone, 수컷 꿀벌)’ 것과 같다는 데 착안해 1930년대부터 불리기 시작했다.
현대의 드론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발전해왔다. 냉전 시대에는 정찰과 정보 수집, 원격탐지장치와 위성제어장치 등을 갖춘 최첨단 장비로 발전하면서 위험 지역까지 접근하는 역할을 했으나, 이후에는 공격용 무기를 장착해 군사용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통신, 배송, 촬영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식량 안보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농업용 드론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군용 드론의 시초는 1916년 ‘항공타깃프로젝트(Aerial Target Project)’라는 명목으로 개발된 무인기다. 그러나 드론이 처음으로 실전에 투입된 것은 지난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때다. 이는 영국에 주재 중이던 자국의 대사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아부니달기구’에 암살당하자 이스라엘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감행됐으며, 이스라엘은 이로써 레바논 내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의 기지를 정밀 타격 작전에 성공했다.
군용 드론의 중요성은 현대에 더욱 두드러진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던 초기, 군사력이 약한 우크라이나는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의 연료 호송대와 공급 트럭, 장갑차, 지대공미사일 시스템 등을 공격하며 반격에 성공했다.
이때 사용된 드론은 터키로부터 공급받은 비락타르 TB2로, 이는 20km 근처 목표물을 레이저로 찾을 수 있는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어 정찰과 조준이 가능한 데다 유도 미사일도 발사한다. 최장 7,600m, 최대 24시간 정도 작동하며 300㎞ 떨어진 곳에서도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론 택배의 목적은 사물이나 상품을 먼 곳에 ‘신속하게’ 배달하기 위함이다. 이는 본사에서 드론을 이용해 주문고객의 상품을 개인이 설정한 지역으로 배달하도록 프로그래밍 할 수 있다.
2014년 켈러 리나우도(Keller Rinaudo)와 두 명의 창업자들은 샌프란시스코에 집라인(Zipline)을 설립하고 의료 용품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접근이 어려운 곳까지 배송하기 위해 개발된 집라인의 드론은 약 2킬로그램의 화물을 싣고 최대 시속 110km로 왕복 160km까지 비행이 가능했는데 의료 용품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교통 상황이 열악한 아프리카에서 그 첫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19년에는 가나에 다수의 물류 센터를 연 후에는 코로나 검사 키트를 배송 물품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말 처음으로 우편물이 드론으로 배송된 바 있다. 당시 전라남도 고흥에서 출발한 드론의 임무는 4㎞ 떨어진 섬 득량도에 소포와 등기 등 실제 우편물을 배달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고흥에서 출발한 해당 드론은 득량도의 마을회관까지 이동한 다음 자동 착륙해 물품을 내려놓고 다시 자동으로 이륙한 후 출발지로 돌아왔다.
특히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저개발국에서 드론은 매우 유용한 배송 수단이 된다. 의료용품 드론 배송이 처음 선을 보인 곳은 2016년 아프리카 르완다인 것으로 전해지는데, 미국 캘리포니아의 드론 제작업체이자 배송업체인 집라인이 르완다에서 병원에 혈액제제를 공급한 일이었다.
소방청은 2015년에 처음으로 7대의 드론을 도입하여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재난 현장의 상황을 파악하고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드론을 확충하여 2023년 12월 기준으로 전국 소방관서에서 보유한 드론 수는 554대에 이르렀으며, 이를 조종할 수 있는 자격증을 소지한 소방관은 6,024명에 달한다.
최근 5년간의 재난 현장에서 소방 드론 출동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 738건에서 2020년 1,401건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2,111건, 2022년에는 2,806건, 그리고 2023년에는 3,628건으로 매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3년 한 해 동안의 재난 대응 출동 건수는 5년 전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 약 4배가량 증가해 총 3,628건에 이르렀다. 이 중 화재 현장에는 1,430회, 구조 및 수색 현장에는 2,198회 투입됐다.1)
이러한 통계는 소방 드론이 재난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드론은 화재 진압과 구조 작업에서의 효율성을 크게 높이며, 위험 지역에 대한 신속한 접근과 정확한 정보 수집을 가능하게 한다. 앞으로도 소방청은 드론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1) https://blog.naver.com/safeppy/223418075749 (대한민국 119_소방청 공식 블로그)
2018년, 강원도 평창의 밤하늘에는 LED를 탑재한 드론 1,218대가 날아올랐다. 하늘에 떠오른 드론들은 심한 바람이 부는 중에도 흐트러짐 없이 움직이며 오륜기를 그려내기도, 스노보더를 연출하기도 했다. 평창올림픽 당시 전 세계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드론쇼는 역대 올림픽에서 한 번도 시도된 바 없는 새로운 기술의 군집비행이었다는 평가를 남겼다. 드론은 예능방송이나 자연 다큐멘터리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비용과 규모 때문에 시도하지 못했던 상공 촬영을 쉽게 해결할 수 있으며, 접근이 쉽지 않은 사고 현장이나 재난현장에 드론을 띄워 안전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다큐멘터리 성격의 보도에도 유용하다.
농촌의 인구 고령화에 의한 노동력 감소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무인화 작업이 가능한 농업용 드론 도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농업용 드론은 농업 분야에서 사용되는 무인 항공 비행 장치로서 파종·시비·방제 등을 수행하고, 3D 매핑·작물 모니터링·생육 상태 파악 등에 활용된다.
현재 농업용 드론은 많은 노동력이 요구되는 농작업의 기계화·자동화 요구에 대응하며 농업 분야의 고령화 대안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더욱이 급증하는 세계 인구와 지구 기후 변화로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농작물의 품질과 수확량 개선, 자원사용 최소화, 농업의 환경적 영향 최소화, 식량 안보 문제 해결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농업용 드론의 필요성은 더욱 크게 다가오고 있다.
이렇듯 드론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드론 시장은 여전히 많은 도전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외형적 성장(2021년12월 기준 8,406억 원으로 2020년 추정액 4,943억 원 대비 1.7배 성장)과는 별도로, 정부 융자 지원으로 농업에 이용되는 드론 10대 중 9대(91.1%)가 중국산인 것에 대한 지적이다. 아울러 국토·영농 데이터의 보안 취약성 문제도 제기됨에 따라 국산 드론의 경쟁력 강화, 사용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 마련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