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조사·연구하기 위해 섬 전담기관인 ‘한국섬진흥원’이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섬 전담기관으로 섬 발전을 위한 연구와 정책 발굴, 섬정보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업무를 펼치게 될 한국섬진흥원 오동호 초대원장을 만나보았다.
‘지역정보화’ 웹진 구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한국섬진흥원(이하 한섬원) 오동호 원장입니다. 먼저, 따스한 봄날에 다시 한번 취임을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수많은 임명장을 받아왔지만 한섬원 원장직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임명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섬원 출범이 갖는 의미는 매우 특별합니다. 한섬원의 출범은 우리나라 섬 정책의 큰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새로운 기회와 도전의 시간’에 진입한 것을 나타냅니다. 취임 이후 새로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 임직원들과 쉬지 않고 국가기관, 섬이 있는 8개 광역자치단체, 36개 기초지자체, 관계기관, 민간기관, 섬 주민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초대 원장인 만큼, 공직 경험을 살려 신설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시키겠습니다. 또 균형 있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발전적인 섬의 미래를 제시해 나가겠습니다.
한섬원은 지난해 10월 8일 공식 출범했습니다. 지난 2020년 12월 1일 ‘도서개발촉진법’이 ‘섬 발전촉진법’으로 개명되고 여기에 ‘한섬원’의 설립을 명시하는 법률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한섬원은 섬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를 위해 정부가 연구기관을 만든 세계 최초의 사례로, 국내의 섬 정책 연구 성과를 다른 해양 국가들도 차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롤 모델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스타트업’ 시절 없는 대기업은 없습니다. 물론, 국책연구기관이 기업이 될 수는 없지만, 말씀대로 하면 스타트업인 셈입니다. 하지만 10년 이내 ‘스타트업’ 중에서도 ‘유니콘기업’으로 불릴 수 있도록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한섬원 임직원들로 구성된 ‘섬사랑 연구동호회(섬사연)’와 매월 찾아가는 섬 현장포럼을 통해 섬 주민 소통채널을 구축하겠습니다. 또 섬 주민을 위한 ‘Open Space’로서의 한섬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섬이 있는 지자체와도 지속적으로 협력해 국민, 섬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을 제안하고 연구해 나가겠습니다.
섬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섬은 가기 어렵고 살기 불편한 소외와 낙후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21세기 섬은, 섬만이 지닌 고유의 생태자원과 문화·관광 등으로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유례없던 바이러스, 코로나19 상황 장기화로 섬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섬은 청정 에너지자원의 보고이자, 6차 산업의 공간입니다. 섬 자체가 한국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핵심 자원·국가브랜드로서 미래 먹거리로 꼽힙니다. 영토 측면에서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섬은 해양영토를 비롯해 영공·영해의 경계가 돼 국제 분쟁의 대상이 됩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이제, 우리나라의 섬은 영토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인력구성과 연구환경 조성 등 조직을 안정화시키고, 한섬원의 마스터플랜인 ‘한섬원 발전 30년, Grand Design’을 마련하겠습니다.
특히 올해에는 첫 정책연구사업으로 섬 주민들이 가장 염원 해온 ‘섬 교통체계 혁신방안 연구’와 날로 심각해지는 섬 인구소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섬 인구 감소 중장기 대응방안 연구’ 등을 추진합니다. 이 밖에도 섬 지역 맞춤형 산업개발 및 지역활력제고 방안을 찾기 위해 3개년 계획으로 ‘섬 지역 산업 및 진흥사업 실태 분석’ 연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가는 국책 연구기관이 우리원의 목표입니다. 이에 ‘미래를 잇는 섬, 세계로 나가는 섬’ 비전 아래, 다섯 가지 핵심 과제를 수립했습니다. 특히 올해를 본격 발전과 성과를 내는 실질적인 원년으로 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섬원이 출범한 지 2년 차를 맞았습니다만, 신생기관으로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섬을 사랑하는 모든 국민 여러분, 그리고 섬 주민 분들의 많은 격려와 응원이 절실할 때입니다. 열과 성을 다해 ‘국제적인 섬 정책 전문 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해 그 기대에 보답하겠습니다.
2026년 여수세계섬박람회와 2028년 목포 세계 섬 엑스포와 같은 국제행사는 우리나라 섬을 세계에 알리는 최고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여수세계섬박람회 기간 세계 30개국에서 외국인 6만 명, 국내 200만여 명이 여수를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수시는 여수섬박람회가 생산 4천억 원, 부가가치 1천 800억 원의 유발효과를 내고, 6천 명의 취업 유발효과를 거두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섬과 해양을 주제로 한 국내외 학술행사와 수출상담회, 다양한 체험 문화공연 등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섬 관련, 국제대회 개최를 계기로 전 세계인들이 섬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 원은 여수세계섬박람회 개최 시, 국제학술대회를 주관할 계획입니다. 이와 같은 우리지역의 국제적인 박람회 는 국제적인 섬 전문연구기관으로 나아가는 우리 한섬원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섬원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섬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조사입니다. 따라서 한섬원은 섬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조사하는 ‘섬 전문R&D센터’를 구축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먼저 국내외의 섬 정책을 분석하고, 섬 지역 주민의 의견을 직접 청취해 정책을 발굴·반영할 계획입니다. 이에 주민이 ‘살고 싶은 섬’, 관광객이 ‘찾고 싶은 섬’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실사구시’의 측면에서 연구결과를 직접 시범사업으로 운영해 섬 진흥을 위한 사업을 전국 섬에 확산시킨다는 구상입니다.
그렇습니다. 정보화, 디지털화를 통해 공공서비스를 제공하여 섬 주민의 복지수준을 한 단계 높여나가야 합니다. 섬에 대한 가치가 날로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와 정책적 노력은 매우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가장 기초적인 섬의 정의에서부터 학자들마다, 국가들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국내 섬이 몇 개인지 통계적 수치도 제각각인 상황입니다. 이에 우리원은 섬에 대한 기본 통계와 정보들을 정비하여 정확하고 최신의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당면과제입니다. 섬 정보 플랫폼 구축을 위해 지난 4월 1일 체결한 한국지역정보 개발원과의 업무협약은 필수적인 행정사항이라 생각합니다. 중앙과 지방 간의 정보화 연계 등 지역정보화 촉진과 전자정부 의 지방적 구현을 위해 설립된 지역정보화 전문기관(행정안전 부 산하기관)과의 업무협약 체결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한섬원은 종합정보처리시스템도 개발해 제대로 된 ‘섬 정보 플랫폼’ 기능을 수행토록 하겠습니다.
섬은 항상 우리 곁에 있으면서 변화하고, 또 혁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변화와 혁신에 맞게 발맞춰 대응해야 합니다. 저는 제28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행정안전부 지역발전정책국장,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등을 역임했습니다. 대표적인 행정전문가로 꼽히지만, 모든 행정은 현장에서 나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해왔습니다. ‘연목구어(緣木求魚)’, 나무에서 물고기를 잡으려고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찾아가는 섬 현장포럼 등을 통해 교통·의료·복지·교육 문제 등 현실적인 섬 주민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를 정책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더 이상 떨어져 있는 섬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곁으로 다가가는 섬, 그리고 세계로 나가는 한국의 섬이 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비대면 문화와 개인·소규모화 여행 활동이 증가하고 청정 자연환경, 야외 공간 선호도가 늘고 있습니다.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가 세계최우수관광마을로 선정한 ‘퍼플섬’ 신안 반월·박지도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최근 위기를 기회로 바꾼 이곳에서 섬과 해양, 농촌, 어촌 등을 연구·담당하는 한섬원, 농촌경제연구원, 해양수산개발원 등 3개 기관이 섬 소멸 대응을 위해 상호 협력키로 했습니다. 국내 섬과 해양, 농촌, 어촌 등을 연구·담당하는 3개 기관이 연구조사, 학술교류, 교육사업 등 서로 협력해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협약에 따라 3개 기관은 섬 소멸 문제 등 국가 균형발전 전략에 대한 학술대회를 오는 5월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공동으로 개최키로 했습니다. 지역소멸의 시대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내에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가 설치되고 있어 지역균형발전이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 되는 시점에서 3개 국책연구기관이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새 정부가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가운데 섬은 지방시대를 여는 핵심적인 영역입니다. 유인도가 무인도화되어 가고 있는 등 지방 및 섬 소멸 문제가 매우 엄중한 때, 섬은 지역을 활성화시키고 지방시대를 여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앞으로 섬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 데, 그 곁에는 한섬원이 늘 함께 할 것입니다. 코로나19 상황 장기화로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언제가 다시 찾아올 봄을 위해 정진해나가야 합니다. 저를 비롯한 한섬원 임직원들은 우리의 섬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모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